지난해 말 국내 금융지주·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이 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환율 영향에 위험가중자산(RWA)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2024년 4분기 말 국내 금융지주·은행의 보통주자본비율이 전 분기 말(13.34%)보다 0.26%포인트 하락한 13.07%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총자본비율은 같은 기간 0.26%포인트 떨어진 15.58%을 기록했다. 기본자본비율도 14.37%로 0.28%포인트 줄었다.
금감원은 은행지주 8개사와 비지주은행 9개사의 BIS 자본비율을 조사했다. 이 중 SC제일은행(-2.81%포인트), 카카오뱅크(-1.27%포인트), NH농협금융지주(-0.67%포인트)를 비롯한 12개사의 보통주자본비율이 3개월 사이 떨어졌다. 같은 기간 0.29%포인트 확대된 토스뱅크를 포함한 4개사는 보통주자본비율이 상승했다. 씨티은행은 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 보통주자본비율에 변화가 없었다.
이들 금융사 중 BIS 자본비율 감독 규제 기준을 밑도는 곳은 없었다. 현재 감독 당국에선 보통주자본비율 8%, 기본자본비율 9.5%, 총자본비율 11.5%를 규제 기준으로 두고 있다.
금감원은 “국내 은행의 자본비율은 작년 4분기 사이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위험가중자산이 크게 증가하며 전분기 말 대비 하락했다”고 해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과 12.3 비상계엄 사태로 환율이 뛰었기 때문이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지난해 9월 말 달러당 1307.8원(주간 거래 종가 기준)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12월 말 1472.5원으로 165원 가까이 상승했다.
금감원은 “올해 들어서도 고환율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경기회복 지연과 미국 보호무역주의 심화를 비롯한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신용손실 확대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은행이 금융 여건 악화에도 신용 공급 축소 없이 본연의 자금 중개 기능을 충실히 유지할 수 있도록 충분한 손실 흡수 능력 확보를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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