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바이오텍들은 자금과 인력 확보의 어려움 속에서도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장 스토리를 써나가고 있습니다. <김정곤의 바이오 테크트리>는 K바이오텍의 창업과 성장 과정, 기술과 비전 등을 종합 분석하는 코너입니다. 지면과 온라인을 연계해 풍부한 투자 정보를 전달해드립니다.
“앞으로 몇 년간 매년 2건 정도의 기술 이전이 가능합니다.”
박순재(사진) 알테오젠(196170) 대표는 30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현재 물질이전계약(MTA)을 맺은 것만 8건으로 규모나 시간이 문제일 뿐 대부분 기술 이전될 것으로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기술 이전 협상을 진행 중인 곳들은 글로벌 제약사, 바이오에 특화된 회사, 바이오벤처 등 다양하다”며 “올 상반기 대규모 기술 이전을 한 만큼 올해는 하반기를 목표로 다음 기술 이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알테오젠은 정맥주사(IV)제형을 SC제형으로 바꿔주는 하이브로자임 플랫폼(ALT-B4)으로만 최근 6년간 10조 원이 넘는 기술 이전 계약을 따냈다. 지난해 하반기 불거진 미국 할로자임과의 특허 분쟁 이슈도 이달 17일 글로벌 빅파마인 아스트라제네카와 약 2조 원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을 체결하며 불식시켰다. 박 대표는“하나의 기술을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이전할 수 있는 것이 플랫폼의 힘"이라며 “지난해에만 SC제형 플랫폼으로 10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고 전했다.
박 대표가 지속적인 기술 이전을 자신하는 배경은 ALT-B4의 기술력과 특허 기간이다. ALT-B4는 경쟁사인 할로자임의 SC 제형 플랫폼(PH20) 보다 안정성이 높은데다 생산성·확장성이 우수하다. 더구나 ALT-B4의 특허 기간은 2043년으로 PH20의 2027년보다 무려 16년이나 길다. SC제형 플랫폼을 도입하려는 제약사들 입장에서는 알테오젠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박 대표는 “IV제형 블록버스터 의약품 특허 만료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빅파마들은 바이오시밀러와 경쟁을 피하기 위해 SC제형으로 전환이 필수인 만큼 관련 기술을 확보한 우리에게는 사업 기회가 열려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일본 다이이찌산쿄에 ALT-B4를 항체약물접합체(ADC) SC제형으로 기술 이전한 것에 대한 기대가 크다. 다이이찌산쿄는 블록버스터 ADC 치료제인 ‘엔허투’를 보유하고 있다. 박 대표는 “엔허투SC 제형이 임상 1상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보이면 ADC 시장에서도 새로운 시장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머크(MSD)의 ‘키트루다SC’처럼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머크는 알테오젠의 ALT-B4를 적용한 키트루다SC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허가를 동시에 추진 중이다. 올해 품목 허가가 이뤄지면 향후 1~2년 뒤부터 알테오젠에 매년 수 천억 원의 마일스톤과 로열티 수익이 발생한다. 머크는 27일(현지 시간) 유럽폐암학회(ELCC) 구두 발표에서 키트루다SC를 올 10월 미국에서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알테오젠은 ALT-B4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1028억 원, 영업이익 254억 원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박 대표는 이 여세를 몰아 자체 공장 설립을 추진할 방침이다. 현재는 ALT-B4에 사용되는 히알루로니다제를 외부에 위탁생산(CMO)하고 있지만 외부 수요에 대응하고 수익성을 높이려면 자체 공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미 올 2월 1550억 원 규모의 유상 증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안정적인 생산시설 확보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제약·바이오 업계 전체의 고민”이라며 “국내외 어디에 지을지, 신규로 할지 기존 시설을 인수할지 등에 대해 조만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R&D 중심의 바이오텍을 넘어 생산, 영업 등 의약품 개발 전주기를 해낼 수 있는 종합 바이오의약품 회사로 성장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QR코드 찍어서 전체 기사를 온라인에서 만나보세요.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