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이동통신 3사가 본격적인 경쟁을 앞두고 빅테크부터 스타트업까지 전방위적 우군 확보전에 뛰어들었다. SK텔레콤(017670)은 토종 스타트업과의 시너지를 키우며 국내 AI 생태계를 주도하고, 경쟁사인 KT(030200)는 강력한 파트너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공동 개발 중인 신기술 세일즈에 전력을 다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전사적 에너지를 집중하는 분위기다.
3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27일 AI 에이전트(비서) ‘에이닷’에 스타트업 라이너의 ‘라이너 프로’를 탑재했다. 라이너 프로는 최근 답변 정확도 평가 ‘심플큐에이 벤치마크’에서 글로벌 빅테크들을 제치고 최고점을 기록한 토종 AI 에이전트다. 에이닷이 GPT·클로드·퍼플렉시티·제미나이에 이어 국내 스타트업이 개발한 에이전트를 탑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텔레콤이 다양한 고성능 에이전트 지원으로 에이닷을 고도화하는 ‘멀티(다중) 에이전트’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협력을 스타트업계로 넓힌 것이다.
SK텔레콤은 북미 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에이전트 ‘에스터’를 두고도 스타트업들과 손잡았다. 최근 AI 영상 분석 기술을 가진 트웰브랩스에 300만 달러(44억 원)를 투자하고 에스터의 멀티모달(다중모델) AI 관련 협력을 진행 중인 한편 해외 스타트업 투게더AI와도 비용 효율화 등을 위한 협력을 맺었다.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다음달 에스터의 베타(시범) 서비스 출시를 준비, 최근 베타 테스터 모집을 시작했다. SK텔레콤 주도의 AI 스타트업 협력체 ‘K-AI 얼라이언스’도 최근 라이너·트웰브랩스 등의 합류로 30개사로 규모가 커졌다.
KT는 MS와의 협업 시너지 극대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양사가 공동 개발해 조만간 출시할 AI·클라우드 상품의 잠재 고객층을 일찍이 공략하기 위해 관련 행사를 잇달아 열고 있다. 다음달 17일에는 배순민 AI퓨처랩장과 한국MS 측 임원이 국내 공공기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공공용 AI·클라우드를 홍보하는 ‘공공 AX(AI 전환) 전략 세미나’를 개최한다. 지난달 금융, 이달 19일에는 게임업계를 대상으로도 비슷한 세미나를 가졌다. KT는 26일 서울에서 MS가 개최한 ‘MS AI 투어 인 서울’에도 참가해 금융권을 겨냥한 대출 상담·심사용 AI를 공개했다. 앞서 양사는 5년 간 2조 4000억 원 규모의 AI·클라우드 분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국내 기업에 특화한 한국적 AI 모델과 보안 공공 클라우드(SPC) 등을 2분기 출시한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032640)도 구글·아마존웹서비스(AWS)·LG AI연구원 등 대내외적 협력을 넓히는 중이다. 구글과는 AI 에이전트 ‘익시오’에 제미나이 탑재와 해외 시장 진출, AWS와는 소버린(자립형) AI·AI콘택트센터(AICC)·AI 컨설팅 등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협력하기로 했다. LG AI연구원의 ‘엑사원’ 최신 모델을 활용하는 등 그룹 차원 시너지도 강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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