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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판 피스아이' 탄 김정은 직접 지휘…AI 자폭드론도 과시

■김정은, 신무기 '3종 세트' 공개

1대 불구…보유 사실로도 軍 위협

자폭드론은 우크라전서 실전 경험

무인정찰기·전자교란체계도 공개

러 지원으로 첨단무기 전력화 가속

김정은 5월 방러 가능성도 제기돼

북한이 25~27일 실시한 자폭 드론 시험 모습. 조선중앙통신·뉴스1




27일 북한이 공개한 신무기 3종은 북한의 기술력만으로는 개발이 어렵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여러 정보와 정황을 감안할 때 러시아의 지원이 개입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층 끈끈해진 러북 밀착은 앞으로도 북한의 실질적인 군사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북한의 무기 공개와 함께 러시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러시아 방문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의 평양 방문도 추진하고 있다. 이달 21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의 평양 방문으로부터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양측 고위급 간의 소통이 빠르게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평양을 방문한 후 북한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했으며 이후 북한은 지난해 11월 1만 1000여 명의 병사를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했다. 또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올 1~2월에도 약 3000명 이상을 추가 파병하는 등 끈끈한 러북 밀착을 과시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된 북한의 신무기는 이러한 러북 밀착의 결과물이다. 특히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그동안 우리 공군의 북한군 대비 한참 앞선 전력을 자랑하는 근거였다. 우리나라 공군은 현재 ‘피스아이’라는 별칭의 공중통제기 4기를 운용하고 있다. 앞으로 4대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북한 역시 공중통제기를 보유하게 됐다는 점, 앞으로 그 수를 늘려나갈 것이라는 점은 우리에게 위협적인 요인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5~26일 새로 개발·생산하고 있는 무인항공기술연합체와 탐지전자전연구집단의 국방과학연구사업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사진은 북한이 처음으로 공개한 공중조기경보통제기로 보이는 비행기. 연합뉴스


다만 합참 당국자는 “아직 평가가 필요하지만 (겉으로 보기에)굉장히 둔중하고 요격에도 취약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북한이 갖고 있던 화물기를 개조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이 공개한 초도기 1대만으로는 정상적 작전 운용과 공역 통제가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단 한 대뿐인 공중통제기를 평양 등 주요 공역 방어용 감시·정찰에 우선 투입할 것으로 점쳐진다.

우리 군과 전문가들은 북한의 첫 공중통제기 개발이 러시아의 지원 덕분에 가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도 공중통제기 사진을 공개하면서도 기사에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온전히 자신들의 기술로 완성한 무기 체계가 아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자폭 드론은 북측이 모자이크로 가린 사진만 공개해 아직 평가가 어렵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해 11월부터 이어진 우크라이나에서의 실전 경험을 딛고 절치부심해 개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중앙통신은 “다양한 전술 공격 임무 수행에 이용할 수 있는 자폭 드론의 타격 능력이 남김없이 과시됐다”고 전했다.

이 밖에 김 위원장은 탐지전자전연구집단이 새로 개발했다고 보도된 ‘정찰 및 정보수집 수단들’과 전자교란 공격 체계들의 성능 등을 파악하고 “잠재적 위협을 감시하고 핵심 정보를 수집하며 적의 전투 수단들을 무력화시킬 것”이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북한은 한미에 비해 감시정찰 능력이 취약한 정찰위성 발사, 무인정찰기 개발 등에 열을 올려왔다. 공중통제기, AI 자폭 드론과 함께 공개된 신형 무인전략정찰기는 그 결과물 중 하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5~26일 새로 개발·생산하고 있는 무인항공기술연합체와 탐지전자전연구집단의 국방과학연구사업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통해 드론 공격의 위력과 피해를 절감하고 낙후된 무인기 분야 현대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라며 “또 전자교란장비는 자신들보다 월등한 한미 유도무기 체계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화를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러북 밀월이 최고조인 상황에서 과학기술력이 부족한 북한으로서는 이 기회에 러시아의 협조를 통해 첨단무기 체계 현대화를 지속하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무기 개발에 공을 들이는 북한의 자금원은 훔친 가상자산이다. 북한은 해커 그룹인 라자루스 등을 활용해 고도화된 악성 소프트웨어로 전 세계 주요 가상자산거래소를 해킹해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2017년~2023년 가상자산 관련 기업들을 해킹해 약 30억 달러(약 4조 원)를 탈취했다. 가상자산 정보 업체인 아캄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해킹을 통해 북한이 보유한 비트코인은 1만 3441개다. 비트코인 보유량 상위 4위 기업인 테슬라(1만 1509개)보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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