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결권 자문기관 서스틴베스트가 28일 고려아연 정기총회를 앞두고 기업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을 언급하며 최윤범 회장 측 추천 후보 7명에 대한 반대 의견을 냈다. 다만 홈플러스 사태 책임론이 일고 있는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과 강성두 영풍 사장 선임도 반대해 MBK·영풍 측에도 견제구를 날렸다.
23일 산업계에 따르면 서스틴베스트는 최근 발간한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 의안분석 보고서’를 통해 박기덕 대표 등 고려아연 측 이사진 후보 전원에 대한 불신임을 권고했다. 현 이사회가 대규모 단기 차입을 통한 자사주 공개매수나 2조 5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 등을 추진해 전체 주주의 이익보다 최 회장 개인의 경영권 방어를 우선시해왔다고 봤다. 이에 대한 사외이사의 견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제임스 앤드류 머피, 정다미, 최재식 등 현 이사회가 추천한 신임 사외이사 후보 전원에 대한 반대 의견도 냈다. 고려아연은 28일 정기 주총을 앞두고 있다.
서스틴베스트는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과 강성두 영풍 사장을 신규 이사로 선임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를 권고했다. 김 부회장에 대해서는 최근 홈플러스 기업회생 신청을 거론하며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을 미리 인지하고도 채권을 지속적으로 발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명시했다. 강 사장은 환경과 산업안전 관련 리스크 관리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아 적격성 요건이 결여됐다고 봤다. 다만 MBK·영풍 측이 제안한 이외 7명의 이사 선임에 대해서는 찬성했다.
한편 고려아연 측이 제안한 △이사 수 상한 설정 △분리 선출 가능한 감사위원 수 상향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배당기준일 변경 △분기배당 도입 등 정관 변경 안건에 대해서는 모두 찬성 권고 나왔다. 자사주 소각에 대해서는 MBK·영풍 측 손을 들어주며 균형을 맞췄다. MBK·영풍은 자사주 소각에 대한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해 전체 자사주 소각을 이행할 수 있는 2조원 규모 임의적립금이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이입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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