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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작년까지 홈플러스 투자 회수 자신하며 출자 받던 MBK [시그널]

2015년 6200억 직접 투자

작년 3분기 평가액 4100억

신규 펀드 유치에 활용

회생절차에 20%까지 하락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서울경제DB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지난해 3분기만 해도 홈플러스 가치를 최초 대비 60% 정도로 자체 평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홈플러스는 3년 연속 연평균 20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보는 데다 분리 매각에 어려움을 겪던 시기였다. MBK가 홈플러스 잔존 가치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평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MBK가 출자자들에게 보낸 투자 내역에 따르면 2015년 MBK는 3호 블라인드(투자처를 정하지 않는 펀드) 펀드에서 5억 3000만 달러를 홈플러스 보통주에 투자했고 지난해 9월 기준 3억 700만 달러로 평가했다. 환율을 고려해 계산한 원화 기준 MBK의 최초 투자액은 약 6200억 원이고 평가 금액은 약 4100억 원이다.

달러 기준 투자 자본 대비 잔존 가치 비율은 57.9%이지만 원화 기준으로 계산하면 잔존 가치 비율은 66.1%로 8.2%포인트 더 높아진다.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했던 2015년 9월에는 원·달러 환율이 1180원이었지만 지난해 9월에는 원화 가치 하락으로 환율이 1340원이 됐기 때문이다.

홈플러스가 3월 초 회생절차를 밟게 되며 잔존 가치 비율은 20%로 수직 낙하했다. 평가액으로 따지면 1억 600만 달러(약 1530억 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9월만 해도 4100억 원이라던 평가액이 올 3월에는 1530억 원으로 반 토막 넘게 떨어진 것이다. 회생절차가 마무리될 즈음에는 잔존 가치 비율이 0%에 수렴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기관투자자(LP) 등 출자자들은 “믿었던 MBK가 어떻게”라는 반응이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는 MBK가 6호 블라인드 펀드(10조 원 규모) 출자를 받으러 다니던 시기”라며 “기존 펀드 성과가 LP의 출자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다 보니 무리를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의 경우 지난해 7월 실시한 사모투자 위탁운용사 선정에 따라 지난달 MBK에 3000억 원을 출자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MBK가 홈플러스 잔존 가치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매겼다고 해석한다. MBK는 PE 운용사가 포트폴리오 기업 잔존 가치를 매기는 통상적인 기준에 의거해 홈플러스의 잔존 가치를 평가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당시 홈플러스 재무 상황과 불과 5개월 뒤인 3월 초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점을 고려하면 잔존 가치를 더 보수적으로 평가하는 게 옳다는 것이다. MBK가 인수한 다음 해인 2016년만 해도 홈플러스 영업이익은 3090억 원이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1년을 기점으로 적자로 돌아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연평균 20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통상 블라인드 펀드는 LP 자금이 대부분이지만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기 위해 PE 운용사의 자금도 일부 투입된다. 5일 MBK는 ‘홈플러스 팩트체크’를 내고 2015년 당시 홈플러스를 인수하는 데 3호 펀드 등에서 약 3조 2000억 원, 차입 약 2조 7000억 원 등 총 6조 원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이 중 3조 2000억 원은 MBK 3호 펀드(6200억 원)와 프로젝트 펀드 등 공동 투자자 자금, 우선주 7000억 원으로 구성된다.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에 배송 차량이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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