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피부를 모방한 전자피부는 헬스케어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지만 반복적으로 사용할 경우 기계적 손상이 발생해 장기적으로 착용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개발된 자가 치유 전자피부는 손상을 80%까지 복구할 수 있지만 복구를 위해 1분 안팎의 시간이 소요돼 실용화에 장애가 있었다.
한국연구재단은 김혁 서울시립대 교수 연구팀이 마찰로 손상이 발생해도 10초 이내에 원래 상태로 복구돼 장기간 일상적으로 착용할 수 있는 ‘초고속 자가 치유 전자피부’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은 전자피부의 자가 치유 성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화합물을 합성해 최적의 조건을 구현했다. 우선 연구팀은 유연한 열가소성 폴리우레탄에 이황화물 화합물을 도입해 열·빛 등 외부 자극 없이도 재결합할 수 있는 ‘이황화 결합’을 유도했다. 이황화 결합은 2개의 황(S) 원자가 결합된 화학적 구조로, 손상된 후에도 스스로 다시 결합해 자가 치유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기제다. 또한 연구팀은 높은 복원력을 위해 분자 이동성이 높은 ‘이소포론 디이소시아네이트(IPDI)’와 같은 화합물을 첨가해 자가 치유 능력을 극대화했다. 해당 화합물은 고분자 사슬의 유연성과 이동성을 증가시켜 자가 치유를 촉진한다.
이렇게 개발된 자가 치유 전자피부는 상온에서 10초 이내에 80% 이상의 기능을 회복하는 성능을 보였다. 또한 고온·고습·저온·수중 등 극한 환경에서도 근전도 및 심전도를 안정적으로 측정할 수 있으며 손상 후 자가 치유를 거쳐도 신호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나아가 연구팀은 전자피부 센서를 딥러닝 기반 빅데이터 해석 모델과 결합해 실시간 근육 피로를 모니터링하는 실험에도 성공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wise@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