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상호 관세 전쟁으로 동반 경제침체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이 머지 않아 미국을 찾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현지 시간으로 18일 오전, 한국 시간으로는 같은 날 저녁께 전화 통화를 나눌 것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17일(현지 시간)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 등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DC 케네디센터 이사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시 주석이 그리 머지않은 미래(in the not too distant future)에 미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시절 시 주석과 총 네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으나 새 임기에는 취임 전후 통화한 사실만 공개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 10일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이 6월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첫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WSJ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모두 6월생이라는 점을 들어 ‘생일 정상회담’이 될 수도 있다고 소개했다. WSJ는 다만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해 회담하는 것에 더 큰 관심을 보인다”며 시 주석의 조기 방미 가능성을 낮게 봤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미중 정상회담 논의 사실을 알리면서 그 시점을 이르면 다음달로 앞당겨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이 정상회담 준비를 서두르는 것은 국내총생산(GDP) 세계 1·2위 국가 간 관세 전쟁으로 글로벌 전체 경제는 물론 두 나라 경제까지 상당한 충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해 총 20%의 세금을 매긴 상태다. 중국도 곧바로 미국산 농축산물 등에 대해 10~15%의 보복관세를 부과하며 맞불을 놓았다. 그 여파로 중국과 미국의 경제 지표는 모두 악화 추세에 들어섰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입장에서는 자칫 관세 부과와 내수 진작 정책 실패라는 정치적 부담을 떠안을 수도 있게 된 셈이다.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무역 전쟁 완화, 우크라이나 종전 협력, 북한·대만 문제 진전, 달러화의 기축통화 유지 여부 등을 협상 테이블에 올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백악관 풀기자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또 케네디센터에서 18일 오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할 계획임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통화해 심각한 곤경에 처한 (우크라이나) 병사들을 구출할 계획”이라며 “사실상 포로로 잡혀 있는 데다 러시아군에 포위된 그들은 내 도움이 없었다면 살아있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중단이 쿠르스크 지역 전선에 문제를 일으킨 게 아니냐는 물음에도 “전혀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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