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배터리 원자재인 코발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가 코발트 없는 소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발트 공급을 거의 독점하는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의 수출 제한으로 인해 공급망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망간이나 나트륨 등 전 세계에서 매장량이 풍부한 자원에 기반한 대체 소재를 상용화하겠다는 구상이다.
17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코발트 국제 가격은 이달 11일 기준 파운드당 18.5달러로 전주 대비 32.1% 상승했다. 지난해 초 이후 처음으로 나타내는 가파른 가격 상승세로 코발트 가격이 18달러대로 들어선 것은 1년 7개월 만이다.
코발트 가격 급등세는 전 세계 코발트 채굴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민주콩고가 지난달 24일부터 4개월 이상 코발트 수출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조치는 코발트 수요가 가장 많은 2차전지 시장이 크게 부진하면서 장기간 코발트 가격이 하락한 데 따른 극약 처방으로 분석된다. 민주콩고 정부는 코발트 수출 쿼터제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국내 배터리 업계는 코발트 수급 리스크가 높아졌다고 우려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코발트 재고를 비축해놨기 때문에 단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배터리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배터리 소재 업계는 코발트 없는 제품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엘앤에프(066970)는 대표 제품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극재를 내년 하반기부터 양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에코프로(086520)는 나트륨이온 배터리 양극재나 망간 비중이 높은 저코발트(OLO) 양극재를 개발하겠다는 방침이다. 배터리 소재 업체의 한 관계자는 “기존 주력 제품인 하이니켈 양극재도 코발트 비중을 낮추고 니켈 함량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해왔다”고 설명했다.
국내 연구기관도 코발트가 없는 방향으로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 나섰다. 서동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울산과학기술원(UNIST), 캐나다 맥길대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니켈, 코발트 없이 에너지 밀도가 40% 향상된 망간 기반의 고성능 차세대 리튬이온전지 양극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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