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이 국내 상조업계 1위 프리드라이프 인수를 위한 실사 작업을 벌이는 가운데, 복수의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포함해 다수 재무적투자자(FI)가 컨소시엄 구성을 제안하고 있다. 웅진은 자체 자금과 인수금융만으로 인수 대금 납입이 가능하단 입장이어서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PEf 다수가 웅진에 프리드라이프 인수 컨소시엄을 제안했다. 이 중에는 복수의 글로벌 PEf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웅진이 유진PE와 컨소시엄을 맺었다는 소식도 있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웅진은 이달 말까지 프리드라이프 실사를 진행한다. IB 업계 관계자는 “웅진이 인수한 다음에 프리드라이프가 추가로 성장할 여지가 있는지 여부와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웅진은 실사를 마칠 때까지는 FI의 투자 제안을 받아두겠다는 방침이다. FI 선정 여부는 실사 후, 프리드라이프의 인수가에 대한 윤곽이 나와야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웅진이 이처럼 여유를 부리는 것은 경우에 따라 FI 없이 자체 자금과 인수금융 만으로도 사들이는 게 가능하단 내부 분석이 나오면서다. IB 업계 관계자는 “웅진은 렉스필드CC와 웅진플레이도시 유동화 및 비영업 자산 매각 등으로 총 4000억 원 마련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현재 프리드라이프 예상 매각가로 약 1조 원이 거론되는 만큼 담보인정비율(LTV) 최대 60%를 적용해 6000억 원의 인수금융을 받으면 단독인수가 무리는 아니란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웅진플레이도시는 부천 소재 워터파크 및 실내 레저시설이다. 2023년 말 기준 유형자산 규모가 2692억 원에 달한다. 이 중 이미 지급보증으로 제공된 1050억 원을 제외한 약 1500억 원을 추가 담보로 활용할 수 있다. 경기도 여주 소재 렉스필드CC는 27홀 규모 골프장이다. 장부상 유형자산은 1421억 원이지만 실제 시장가치는 더 높을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골프장 매각 사례에선 홀당 60억~80억 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렉스필드CC 매각가로 2000억~3000억 원이 거론되는 이유다. 이 때문에 웅진은 FI들의 풋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팔 권리) 등 하방을 보장하는 투자 제안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있단 후문이다.
프리드라이프는 최근 상조업계 최초로 선수금 2조 원을 돌파했다. VIG파트너스는 2020년 약 3000억~4000억 원에 프리드라이프를 인수했다. 이후 여러 상조업체를 흡수합병하며 기업 가치를 크게 높였다. 주목할 점은 프리드라이프의 뛰어난 자산운용 능력이다. 2023년 말 금융자산 대비 금융수익 비율은 4.8%다. 이는 생명보험업계(3.4%)와 손해보험업계(3.0%)의 운용자산 이익률을 웃도는 수치다. 영업수익 중 금융수익 비중도 2021년 25.6%에서 2023년 35.2%로 확대됐다.
웅진은 4월 중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VIG파트너스와 추가 가격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르면 4월 말 주식매매계약(SPA) 체결도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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