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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유상증자 중점심사 1호'는 삼성SDI

2조로 2022년 4월 삼바 이후 최대

소액주주 소유 비중도 62% 달해

블랙록 등 주요 주주 참여 관건

발표 전날 투신 650억 이례적 매도

삼성SDI와 현대차·기아의 ‘2025 인터배터리’ 공동 마케팅 부스 조감도. 사진 제공=삼성 SDI




금융당국이 삼성SDI(006400)의 2조 원 규모 유상증자를 중점심사 대상 1호로 선정하고 대규모 유상증자에 따른 주주 가치 보호 방안이 잘 갖춰졌는지 면밀히 들여다보기로 했다. 특히 발표 전날 순매도와 함께 주가가 급락해 정보가 새어나갔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살펴볼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른 시일 내에 삼성SDI의 유상증자가 중점심사 대상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삼성SDI에 전달할 예정이다. 유상증자 중점심사 대상으로 선정될 경우 금감원은 해당 증권신고서를 중점 심사항목 위주로 일주일 내 집중 심사하고 회사 측과 최소 1회 이상 대면 협의를 진행한다. 주주 및 투자자들에게 제공된 정보가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금융당국은 신고서 정정을 요청할 수 있다. 삼성SDI는 기업설명회(IR) 등을 통해 주주들과 적극 소통하겠다는 방침으로 전해졌다.

삼성SDI는 금감원이 유상증자 집중심사제를 도입한 뒤 해당 제도에 따라 심사받는 첫 사례다. 금감원은 지난달 27일 중점심사 대상이 되는 7가지 기준을 공개했다. 증자비율, 할인율, 재무 상황과 같은 정량적인 기준과 일반주주 권익 훼손 우려 여부와 같은 정성적 기준이다.





삼성SDI가 중점심사 대상으로 선정된 건 소액주주 주식 소유 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 61.72%(39만 852명)에 달해 대규모 증자에 따라 정성적 중점심사 기준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필요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삼성SDI가 밝힌 유상증자 모집액은 예정 발행가액(16만 9200원) 기준 2조 1억 원으로 2022년 4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유상증자(3조 2008억 원) 이후 최대 규모다. 금감원 관계자는 “발행가 할인율(15%)이나 주식 희석률(16.8%) 등은 과도하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지만 향후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회사 측이 어떤 계획을 제시할 것인지가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단, 당국은 삼성SDI의 경우 깐깐한 심사로 퇴짜를 놨던 이수페타시스나 차바이오텍 사례와는 결이 다르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지분율 5% 이상 주요 주주들이 유상증자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할 지 여부다. 최대주주인 삼성전자는 190만 3825주를 배정받는데 참여 규모는 추후 이사회 결의를 통해 결정된다. 국민연금과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도 각각 7.39%, 5.0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이들이 유상증자 배정 물량을 100% 소화하지 않는다면 삼성SDI로서는 소액주주들에게 손을 벌려 자금을 확충하려 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금감원은 유상증자 전 정보가 미리 흘러나갔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삼성SDI가 유상증자를 발표하기 전날인 13일 주가는 직전 거래일 대비 4.23% 내렸는데 투자신탁 계열에서 650억 원어치 순매도가 발생했다. 투신의 12일 순매도가 81억 원임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13일 개인 투자자는 삼성SDI 주식을 1058억 원어치 순매수했는데 14일 유상증자 발표로 주가가 6.18% 빠진 19만 14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손실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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