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들의 최선호 종목인 테슬라가 간밤 15% 넘게 폭락하며 시가총액 190조 원어치가 증발했다.
10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는 전 거래일 대비 15.43% 하락한 222.1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2020년 9월 8일(-21.06%) 이후 최대 낙폭이다. 시총도 하루 만에 약 1303억 달러(약 190조 2000억 원)어치가 날라갔다. 당시 테슬라 주가는 장중 한때 220.66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전기차 판매량 부진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치적 리스크로 올 들어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는 테슬라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정책 강행 발언에 타격을 받았다.
유럽 최대 시장인 독일에서 테슬라 올해 1~2월 신차 등록 대수가 전년 대비 약 70% 급감했으며, 중국 상하이 공장의 2월 출하량은 49% 감소해 2022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상황이다.
미국 내에서는 머스크의 정치 활동에 대한 반발로 테슬라 차량과 시설을 겨냥한 방화·총격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10일 오전에는 시애틀 시내 주차장에서 사이버트럭 4대가 불에 타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도 테슬라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여러 자동차 생산업체의 주요 시장인 캐나다와 멕시코의 관세 인상으로 생산에 차질이 생기고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월가의 주요 금융기관들도 테슬라의 실적 추정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UBS는 테슬라의 1분기 판매량 추정치를 이전보다 16% 낮춘 36만7000대로 예상했다. UBS 관계자는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의 부진한 판매실적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테슬라 주식 보관액은 165억 달러(약 24조 735억 원)로 해외 주식 중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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