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이 10년 만에 회생 절차에 돌입한 데 이어 주가조작 의혹까지 다시금 불거지는 등 계속되는 악재에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부토건은 25.66% 급락한 478원에 거래를 마쳤다. 회생 절차를 밟게 된 이후 첫 거래일인 이달 7일 주가가 하한가로 직행한 데 이어 이날도 20% 이상 폭락하며 500원 밑으로 추락한 셈이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71위인 삼부토건은 지난달 24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이후 이달 6일 법원이 회생 결정을 내리며 매매 거래가 재개됐다. 삼부토건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3분기 누적 손실 678억 원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838.5%(지난해 3분기 기준)로 지난해 시공 능력 평가 100위권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삼부토건은 앞서 2015년에도 회생 절차를 밟은 바 있다.
여기에 주가조작 의혹까지 꼬리표처럼 삼부토건을 따라다니고 있다. 삼부토건은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글로벌 재건 포럼’ 참석을 계기로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분류됐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당시 1000원대였던 주가는 근 두 달 만에 최고 5500원(2023년 7월 17일 장중)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주가조작 의혹이 불거지며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단체 채팅방에서 삼부토건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며 더 큰 타격을 받았다.
특히 야권에서는 삼부토건의 급등 시기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우크라이나 방문 시기와 겹친다며 주가조작 의혹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1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한 간담회에서 삼부토건의 주식 차트를 직접 들어보이며 “전형적인 주가조작 그래프”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대표는 국내 증시가 장기간 침체된 원인으로 ‘불공정한 시장’을 내세우며 당시 한 달 새 상한가를 4번이나 기록한 삼부토건을 대표적인 주가 조작 사례로 꼽았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검찰 고발 등 신속한 조사를 진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금감원이 강제 수사권이 없다는 이유로 삼부토건 조사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금감원은 현재 200여개가 넘는 계좌를 조사 중하고 있는 상황으로 조사를 고의로 지연하려는 의도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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