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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SK온 2차전지 올해 흑자 기대감 ‘솔솔’…내년 IPO 결실 맺나

트럼프發 금리인하 가능성 커지고

정부 대출·보조금 지원 혜택까지

IB 일부 ‘1년 앞서 흑자달성’ 전망

기업가치 최소 40조 이상 바라봐

FI 의중 따라 IPO 시기 정해질 듯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의 SK 온 부스에 액침냉각 등이 적용된 전기차 하부 모형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SK온 2차전지 부문이 올해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투자은행(IB) 업계 일각에서 나온다. 전체 증권가에서는 2026년에야 흑자 전환을 내다보는데, 이보다 1년 가량 앞선다는 것이다. SK그룹이 재무적투자자(FI)에게서 투자를 유치 받으며 내건 2026년 말 기업공개(IPO)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IB에서 SK온의 2차전지 부문이 올해 연간 흑자를 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기차 수요 회복 시점이 예상보다 앞당겨지고, 미국 정부 대출·보조금 지원 등 혜택 등을 고려하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IB 업계에서는 SK온 2차전지 부문 실적에 대해 낙관적이다. 예상보다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가 빨라지고, 폭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보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게 ‘트럼프 세션(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으로 발생한 경기 둔화)’ 발 금리 인하 가능성 확대다. 금리 인하는 통상 전기차 업계에 호재로 통한다. 금리가 떨어지면 소비자의 전기차 구매 부담이 줄어 판매가 살아나고, 핵심 부품인 2차전지 매출도 증가한다.

정부 대출, 보조금 지원 등 정책적 뒷받침도 IB 업계가 SK온의 올해 실적 전망을 밝게 보는 이유다. 지난해 말 미국 에너지부가 첨단기술차량제조(ATVM)프로그램을 통해 약 96억 3000만 달러(13조 8000억 원)를 SK온과 포드의 합작사인 블루오벌SK에 대출해주기로 최종 승인했다. SK온 위기설이 불거졌던 게 무색하게, 최근에는 회사 내부에서 ‘남는 돈을 어디에 투자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이 외에 세액공제 혜택도 쏠쏠하다. 삼성증권 분석에 따르면 미국에서 2차전지 공장을 지을 경우 받는 보조금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로 SK온은 올해 9420억 원, 2026년 2조 27240억 원을 받게 된다.

반면 일부 IB를 제외한 전체 증권가의 전망은 다소 회의적이다. SK온의 올해 영업손실은 불가피하고, 흑자 전환을 해도 내년부터라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SK온은 지난해 1조 1270억 원의 영업 손실을 보고, 매출은 6조 2666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만 해도 창사 이후 첫 흑자를 내며 시장을 놀라게 했지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장기화와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 등으로 인해 4분기에 다시 적자(영업 손실 3594억 원)로 돌아섰다.



SK증권은 SK온 2차전지 부문이 올해 매출 9조 1300억 원을 내고, 영업 손실 334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는 2차전지 부문만 놓고 볼 때 수치로, SK엔텀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TI) 합병을 고려하면 기업 전체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수 있다. 양사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기준 연간 5000억 원을 벌어들이는데 올해 SK온 2차전지 부문의 영업손실(3340억 원)을 상쇄한다.

자연히 시장 관심은 내년에 예정한 IPO로 쏠리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올 하반기 SK온의 2차전지 실적이 관건이다. IB 업계의 낙관적 전망처럼 올해 2차전지 부문이 흑자 전환하고, 합병 회사들도 기존대로 실적이 나온다면 SK온은 2026년 상장에 시동을 걸 수 있다.

SK온은 지난 2022~2023년 약 3조 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FI들에게 2026년까지 적격상장(Q-IPO)을 약속했다. 투자자들에 보장한 내부수익률(IRR)은 7.5%다. 이를 만족하는 수준의 기업가치로 상장을 완료하지 못하면 투자자들은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해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SK온 지분까지 함께 매각을 요구할 수 있다. SK온은 기업가치로 약 40조 원을 추산하고 있다.

관건은 FI의 의중이다. FI들은 대체로 “제값을 받고 상장하겠다”로 모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단기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캐즘에 빠져 2차전지 부문 수익성이 떨어졌지만,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성장성 등을 보면 SK온의 기업가치가 회사측 전망대로 40조 원은 충분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SK온의 IPO시한은 FI와 협의해서 1년씩 2회 총 2년까지 연장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IPO 시기를 결정짓는 핵심은 SK온의 가치가 FI들이 동의할 수준으로 평가를 받느냐가 될 것”이라며 “2차전지 본업 경쟁력이 증명될 때 IPO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 본다”고 내다봤다.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의 SK 온 부스에 원형배터리가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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