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최근 채권 가격 왜곡 논란과 관련해 채권 발행 주관 업무를 맡은 증권사가 계열 금융사 동원을 약속하는 ‘캡티브 영업’에 문제점이 없는지 살펴보기 위해 이달 현장검사에 착수한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 금융투자검사1국은 이르면 이달 채권 인수·발행 상위 대형사를 대상으로 현장검사에 나설 계획이다. 금융투자협회 공시 기준 지난해 증권사별 채권 발행 주관 실적은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차증권, 신한투자증권, 한양증권 순으로 많았다.
최근 부채자본시장(DCM) 업계에서는 일부 증권사들이 회사채 주관 임무를 수임할 때 수요예측이나 인수 시 계열사 참여를 약속하면서 발행사 요구금리에 주문을 맞춰주고, 자기자금으로 회사채를 인수했다가 손해를 보고 처분하는 형태를 반복하면서 시장 왜곡이 발생한다는 문제 제기에 잇따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가격보다 훨씬 낮게 주문이 들어오면서 연기금·공제회 등 큰 손들은 아예 수요예측 참여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재작년부터 주력해온 채권형 랩·신탁 검사에 이어 위와 같은 캡티브 영업이 실제 불건전 영업행위 수준에 이르렀는지 등을 집중 검사할 계획이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5일 “채권시장 캡티브 영업과 관련된 문제점을 올 상반기 검사 역량을 집중해 밝힘으로써 채권시장내 불공정한 부분을 개선할 계획”이라며 “채권형 랩·신탁 검사에 이어 일종의 ‘채권시장 혼탁 관행 정상화 시즌2'”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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