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하락으로 3%대 정기예금이 점점 귀해지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자금 보관처를 찾는 '예테크족'의 마음이 급해지고 있다. 일부는 금리가 더 내려가기 전에 정기예금 가입을 서두르는 가운데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상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다만 특판 상품들의 경우 우대 이율을 받기가 까다롭거나 월간 납입액에 한도를 두고 있어 실질적인 이익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19개 사원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 가운데 우대금리를 포함한 최고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연 3.3% 이자를 제공하는 농협은행의 NH고향사랑기부예금이다. 다만 해당 상품은 고향사랑기부금을 납부하는 고객에 한해 0.5%포인트의 우대조건을 내걸고 있어 일반 고객의 접근성은 떨어지는 편이다.
그 다음으로 금리가 높은 상품은 Sh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예금으로, 연간 3.2%의 이자를 제공한다. 최근 1년간 수협은행 예적금 활동계좌를 가지고 있지 않은 고객이나 첫 거래 고객에게 제공하는 1.0%포인트의 우대금리가 포함된다.
첫 거래 우대조건이 포함되지 않은 대부분 은행권의 정기예금 상품 최고금리는 연 3.0%를 밑돈다. 주요 은행 가운데서는 그나마 우리은행이 제공하는 WON플러스 예금이 까다로운 조건 없이 연 3.0%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3%대 예금이 실종되는 상황에도 정기예금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연내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예상되면서 '막차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잔액은 938조 4억 원으로 1월 말 922조 2998억 원 대비 15조 7006억 원이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8월(16조 3200억 원 증가)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금융권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찾는 예테크족들을 위한 특판 마케팅을 펼치며 고객 끌어모으기에 나섰다. 국민은행은 이달 30만 좌 한정으로 비대면 전용 적금 상품인 'KB스타적금Ⅲ'를 내놨다. 가입 대상은 만 19세 이상 개인으로 우대이율 3.0%포인트를 포함해 최고 연 6.0%의 금리를 제공한다. 최고 이율을 받기 위해서는 최근 1년간 상품 신규나 보유 이력이 없어야 한다.
아울러 국민은행은 삼성금융네트웍스의 모니모와 진행하는 사전 예약 이벤트를 통해 연 4% 금리를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이달 6일까지 10일간 진행된 이번 이벤트는 하루 평균 10만 명 수준의 사전 예약자를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밖에 최근 하나은행은 최고 연 7% 금리의 '달달 하나적금'을 출시했고 iM뱅크는 최고 연 7.77%를 제공하는 '골프장 체크인적금'을, 케이뱅크는 최대 연 7.2% 금리의 '궁금한 적금 시즌2'를 각각 내놨다.
다만 이들 특판 상품은 가입 한도가 한정돼있고 우대금리 조건을 맞추기 어려워 실질적인 혜택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높은 금리를 전면에 세워 마케팅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실제 특판 상품들의 가입 한도를 보면 KB스타적금Ⅲ과 달달 하나적금, 골프장 체크인적금은 1년간 매달 매달 30만 원까지만 저축할 수 있다. 연 이율 3% 적금과 비교했을 때 연간 수령액 차이는 10만 원대 초반에 불과하다. 케이뱅크 궁금한 적금 시즌2의 경우 하루 5만 원씩 한 달(31일)간만 적금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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