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한솔의 아이언 샷은 거의 매번 핀을 향해 날았다. 그때마다 관중석에선 탄성이 터졌다. 6일 스크린골프 이벤트 대회 2025 퀀텀 9X 매치가 열린 경기 광명 아이벡스 스튜디오. 모처럼 마주한 지한솔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말레이시아에서 약 한 달 머물다 지난 달 중순 귀국한 지한솔은 “동계훈련 기간 특별히 스윙을 보완하거나 교정한 건 없다. 그저 샷 감각만 유지하면서 쉴 때 푹 쉬었는데 컨디션은 다른 해보다 더 좋은 것 같다”며 웃었다. 2015년 정규 투어에 데뷔해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쉼 없이 달려왔던 터라 이번에는 몸과 마음을 재정비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는 게 지한솔의 설명이었다.
그 과정의 일환으로 체중도 감량했다. “지난해에는 몸이 2kg 가량 불면서 스윙을 하는 데 약간 부담이 있었어요. 그래서 근육 양은 늘리면서도 몸무게를 줄였죠. 슬림해 보이지만 파워는 변하지 않았어요. 주변에선 몸이 더 균형 잡힌 것처럼 보인다고 해요. 스윙도 좀 더 부드럽게 이뤄지는 것 같고요.”
지한솔은 ‘극복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지난해 갑상샘 항진증 때문에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던 그는 시즌 막판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감격의 우승을 차지한 뒤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지한솔은 “몸 관리를 잘 한 덕분에 현재는 약을 끊은 상태다. 그럼에도 여러 수치들은 더 나아졌다”고 했다.
올 시즌 목표를 묻자 지한솔은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매년 목표를 정했죠. 근데 그 목표에만 너무 매몰되는 것 같았어요. 올해는 매 순간, 매 대회에 그냥 최선을 다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임할까 해요. 그러다 보면 성과들이 따라오지 않을까요?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욕심 하나는 있어요. 지금까지 네 차례 우승하는 동안 한 번도 타이틀 방어를 하진 못했거든요. 올핸 꼭 이뤘으면 해요.” 지한솔은 두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다.
지한솔은 8일 태국으로 출국한다. 오는 13일부터 나흘간 푸켓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개막전인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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