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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마저 내리막 캄캄한 제지업계

1월 수출 9% 급감

'月 2억弗'도 위태

물동량 더 줄면

적자 심화 뻔한데

뾰족한 대안 없어

한솔제지 장항공장 내에 설치된 초지기. 사진 제공=한솔제지




제지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관련업체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한솔제지와 무림페이퍼 등 메이저 업체의 경우 내수에 이어 글로벌 시장 수요마저 줄어들면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들 업체는 전체 매출에서 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나든다.

5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제지업계의 올해 1월 종이(HS48) 수출액은 2억 952만 달러로 전년 동기 2억 3112만 달러 대비 2160만 달러(9.3%) 감소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사수해온 월 수출 2억 달러 선을 간신히 지켜냈지만 지금의 분위기라면 조만간 붕괴할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우리나라가 수출을 많이 하는 미국과 중국향 수출액이 동반 감소했다. 미국은 5616만 달러에서 5375만 달러로, 중국은 2531만 달러에서 2294만 달러로 줄어들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가 부진하면 물동량이 줄어들게 되고 자연히 종이 수요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며 “디지털 전환과 경기 부진으로 종이의 사용량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전 세계적으로 종이 수요를 더 갉아먹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기본적으로 글로벌 수요가 받쳐주지 않으면 원자재인 펄프 가격과 해상 운송비 등이 안정화하더라도 소용이 없다는 지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 펄프 가격은 톤당 705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785달러 대비 10.2% 하락했다. 지난달 28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515.29로 올 1월 3일 2505.17을 기록한 후 매주 하락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관세 전쟁에 따른 교역량 위축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한다.

문제는 한솔제지가 지난해 3분기, 깨끗한나라가 작년 연간 기준으로 적자를 내는 등 업계의 실적이 악화한 상황에서 수출 이외에 이렇다 할 돌파구가 없다는 점이다. 신소재 개발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실적에 보탬에 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내수 역시 호실적일 견인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어렵지만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보니 고환율로 버텨온 측면이 있다”며 “현재로서는 수출 외에 실적 악화를 막을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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