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코스피 상장에 도전하는 서울보증보험의 공모가가 희망 범위(밴드) 하단인 2만 6000원으로 확정됐다. 이에 따른 올해 배당 수익률은 11%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지난달 20~26일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희망 가격 범위인 2만 6000~3만 1800원 최하단인 2만 6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국내외 1509곳의 기관이 수요 예측에 참여한 가운데 다수가 하단에 주문을 넣었다. 최종 경쟁률은 240.8대 1로 집계됐고 확정공모가 기준 서울보증보험의 총 공모금액은 약 1815억 원이다. 이날 공모가는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승인을 거쳤다. 서울보증보험의 최대주주는 예금보험공사다.
일정 기간(15일~6개월) 배정받은 공모주를 팔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16.3%로 집계됐다. 지난해 결산 배당금 2000억 원을 올 4월 지급하고 앞으로 3년 동안 매년 2000억 원 규모의 배당 또는 자사주 매입·소각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한 점을 기관이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관건은 서울보증보험의 상장 후 주가 흐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상장한 시가총액 6조 원 규모 대형 공모주 LG CNS는 일반청약 과정에서는 흥행했지만 지난달 5일 코스피 입성 후 공모가(6만 1900원)를 밑도는 수준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약 2조 원 몸값의 서울보증보험은 2023년 상장을 시도했다가 기관투자가들의 수요예측 부진으로 철회했고 이번에 희망가 밴드를 낮추고 배당 확대 등 주주 환원을 시장에 어필하고 있다. 확정 공모가 기준 서울보증보험의 배당 수익률은 11%에 달한다.
다만 보호예수 기간 종료 이후 대주주의 꾸준한 지분 매도 가능성과 악화하고 있는 실적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보증보험의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는 지분 93.85%를 가지고 있다. 상장 후 1년 동안 보호예수에 따라 주식을 매각할 수 없지만 이후 투입 자금 회수를 위해 지속적인 매도에 나설 수 있다. 당기순이익은 △2022년 5252억 원 △2023년 4179억 원 △2024년 2110억 원으로 하락하고 있어 향후 주주환원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국내 공모주 시장이 장기 배당보다는 단기 매매 차익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점도 흥행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서울보증보험은 5~6일 일반 청약을 거쳐 14일 코스피 시장 입성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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