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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온 프랑스 대사 "미중, AI 장악 안 돼…추월 위해 협력해야”

앙리 베르디에 프랑스 유럽외교부 디지털협력대사

딥시크 오픈소스 공개에

"세계 AI 정책이 나아갈 방향"

미중 AI 패권 장악은 우려

"후발국가 기술 협력해야"

앙리 베르디에 프랑스 유럽외교부 디지털협력대사. 사진 제공=주한프랑스대사관




“미국과 중국이 세계 인공지능(AI) 산업을 장악하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됩니다.”

프랑스 디지털 외교정책의 핵심 관계자인 앙리 베르디에(사진) 프랑스 유럽외교부 디지털협력대사가 27일 한국을 찾았다. 지난달 파리에서 AI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데 이은 프랑스 정부의 후속 외교 행보다.

베르디에 대사는 이날 서울 서대문에 위치한 주한프랑스대사관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국과 프랑스는 (후발 주자이지만) 서로 협력해 미국과 중국을 추월할 수 있는 자리에 있다”며 공익 AI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양국 간 협력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베르디에 대사는 먼저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중국의 AI 모델 딥시크에 대해 “딥시크가 오픈 소스 형태로 공개됐다는 사실은 프랑스의 AI 정책 기조와 일치한다”며 일단 긍정적인 시사점을 내놓았다. 오픈소스 방식 덕분에 더 많은 기업이 AI 개발 경쟁에 참여할 수 있게 됐고 AI 학습이나 개발하는 데 드는 비용이 현저히 줄었기 때문이다. 그는 “개발 역량과 자본이 어느 정도 갖춰진 국가라면 일정 수준의 투자로 챗GPT나 딥시크 정도의 AI를 개발할 수 있게 됐다”며 “우리(프랑스)는 결국 이것이 전 세계 AI 개발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베르디에 대사는 이 같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연구개발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를 ‘정원사’에 비유하며 “중국은 오랜 시간 엔비디아로부터 필요한 장비를 얻지 못하게 되자 더욱 연구에 매진했고 딥시크와 같은 AI를 개발할 수 있었다”며 “국가는 기업이라는 꽃이 잘 자랄 수 있도록 가꿔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덧붙여 그는 “유럽은 미국과 중국이 AI 패권을 장악하는 것을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재의 분위기를 경계했다. 베르디에 대사는 현재의 세계 AI 산업 환경을 사이클 경주에 비유하며 “1·2등이 애써서 달리고 있을 때 후발 주자들이 이길 수 있는 방법은 협력하는 것이고 지금 현재 미국과 중국을 추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자리에 한국과 프랑스가 함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국가 차원의 생태계를 반드시 조성해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고 혁신과 규제 간 균형을 찾으려고 노력한다”며 “한국과 프랑스는 AI 개발과 거버넌스를 바라보는 관점에 있어 다양한 접점이 있다”고 전했다. 또 “유럽은 혁신이 가져올 다양한 사회 문명의 변화에 대해 자문하고 혁신의 속도를 조절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프랑스는 파리AI정상회의를 계기로 이제는 역동적인 성장을 해야 할 시간이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그는 이번 방한 기간 동안 한국과 AI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협력의 기회를 다지며 기술 개발 분야에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국내 파트너를 물색할 계획이다. 우선 염재호 국가AI위원회 부위원장과 면담이 예정돼 있다. 카카오를 방문해 젊은 세대의 AI 접근성과 관련한 카카오의 정책과 기술에 대해서도 청취한다. 대사관 관계자는 “카카오는 한국의 AI 생태계 주요 기업으로서 젊은 세대의 AI 접근성 등에 중요한 역할로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만의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개발한 기업”이라며 “카카오가 어떻게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는지, 소비자들의 안전성과 보안을 유지하면서도 AI를 개발하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서로 의견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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