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년 11월 21일부터 북한 조선중앙TV를 통해 전파를 탄 ‘건강발효식품 띄운 콩’ 광고는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TV 광고와 달리 7분 분량에 달한다. 내용은 짤막한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류경 띄운 콩 공장’ 지배인과 책임기사·작업반장 등의 인터뷰, 콩을 발효해 생산하는 ‘띄운 콩'의 높은 소화흡수율·항암효과 같은 건강정보를 설명하는 내레이션이 교차된다. 최지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제품의 소비보다는 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제품 자체의 효능, 효과보다는 원료인 ‘띄운 콩’의 우수성을 설명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특정 제조사나 공장의 개별 브랜드에 대한 광고라기보다 북한주민들을 대상으로 띄운 콩 소비를 촉진하려는 목적이 더 강하다”고 분석했다.
통일연구원은 최근 ‘북한의 상품광고와 소비 실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북한 상품광고의 특징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상품광고는 아직 내용과 형식 측면에서 경직적이고 정체돼 있다. 사회주의 광고가 기본적으로 당·국가의 이데올로기적 지도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북한 역시 TV 광고, 버스 정류장 광고판, 포스터와 포장지 등 다양한 광고물들을 이용한 상품 광고가 있지만 판매를 적극적으로 설득하지 않고 정치적 선전과 구분이 모호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관찰됐다. 전 세계의 일반적인 광고와 달리 광고 모델이 부각되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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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식료가공품 포장 기술이 발전하고 제품의 브랜드화도 나타나면서 상품광고도 과거보다는 발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식료품에 대한 광고물은 여타 TV 프로그램에 비해 제품을 전면에 노출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포장 기술이 상대적으로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시청자가 브랜드를 인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통일연구원은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북한의 상품광고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조사 대상자들은 텔레비전을 보유하고 이용하는 비율이 높은데도 TV광고에 대한 선호도는 낮은 반면, 광고를 통한 상품정보 습득이나 브랜드 인지 효과는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자들에 따르면 노출 빈도가 가장 높은 광고상품은 식료품이었으며 의류와 의약품도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상품광고를 통한 브랜드 인지 효과는 화장품과 식료품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 전문은 통일연구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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