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지난해 4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전통 유통 강자인 월마트보다 더 많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외신들은 미국 유통업계의 세대 교체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마트는 20일(현지 시간) 2025 회계연도 4분기(2024년 11월∼2025년 1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 늘어난 1805억5000만 달러(약 259조 3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아마존이 지난해 4분기에 올린 매출(1877억 9000만 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는 2012년 석유 대기업 엑손 모빌을 제친 이후 12년간 미국 매출 1위 기업 자리를 지켜왔다. 아마존은 이미 2015년 7월 시가총액 기준으로 월마트를 넘어섰지만, 분기 매출에서 월마트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월가에서는 아마존이 이른 시일 내에 연 매출 기준으로도 월마트를 따라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은 아마존이 올해 연매출 7008억달러를 기록하며 월마트 연매출(7087억달러)을 턱 밑까지 추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엔 아마존이 6380억달러, 월마트가 6810억달러의 연매출을 기록했다. 비록 월마트가 연매출에서는 아마존의 추격을 물리치더라도 격차는 전년도에 비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이 월마트를 제칠 수 있었던 비결은 월마트가 전 세계 소매 매장을 통해 대부분 수익을 벌어 들이는 것과 달리 아마존은 현재 매장 외에도 구독 및 클라우드 서비스, 광고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어서다. 또 코로나 펜데믹을 거치면서 오프라인 보다는 온라인 쇼핑이 많이 늘어난 것도 아마존의 힘을 키운 요인이 됐다.
월마트도 아마존을 스터디하며 재도약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월마트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규모는 아마존에 비해 여전히 훨씬 작다. 월마트는 광고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아마존 프라임'을 모방한 '월마트 플러스'도 도입하며 추격 중이다.
한편 이날 분기별 실적이 공개되며 월마트 주가는 실망 매물이 나오며 6.53% 하락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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