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여행한 30대 여성이 심각한 병에 걸려 고통받았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18일(현지 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뉴잉글랜드 출신 A씨는 최근 태국, 일본, 하와이를 3주간 여행한 후 귀국했다.
귀국 후 피곤함을 느꼈지만 A씨는 단순 시차적응 문제로 여겼고 이후 증상은 점차 심각해졌다. 발에서 시작한 화상감은 다리까지 퍼졌으며 심각한 두통까지 동반돼 결국 응급실로 향했다.
첫 병원 검사에서는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집으로 돌아온 A씨는 이내 팔까지 타는듯한 느낌을 받아 다시 응급실로 향했다. 룸메이트에 따르면 A씨는 수 시간 동안 방향감각도 상실했다.
카를로스 카스티요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박사가 최종 진단한 결과 A씨는 ‘광동주혈선충증’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명 ‘쥐 폐선충’ 감염으로 알려진 이 질병은 쥐가 주요 숙주지만 달팽이와 민달팽이가 중간 숙주 역할을 한다. 인체 감염은 주로 중간 숙주를 날로 섭취했을 때 이뤄진다.
잠복기는 수 시간~수일까지 이어지며 메스꺼움이나 구토,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두통과 발열, 근육통, 피로, 불면증, 신경학적 이상도 동반될 수 있다.
의료진은 추적 조사 결과 A씨의 기생충 감염이 하와이에서 일어난 것으로 지목했다. 하와이에서는 쥐 폐선충이 풍토병으로 자리 잡고 있어 쉽게 감염될 수 있다. A씨는 바다에서 여러 차례 수영하며 샐러드와 초밥을 자주 섭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은 감염 경로로 감염된 달팽이나 민달팽이를 날것 또는 덜 익힌 상태로 섭취하는 경우, 오염된 점액이 묻은 채소나 과일을 먹는 경우, 유충에 오염된 물이나 채소를 섭취하는 경우, 감염된 달팽이를 먹고 자란 연장숙주(조개, 참게, 민물 새우, 개구리 등)를 먹는 경우 등을 제시했다.
A씨는 달팽이나 민달팽이 점액이 묻은 음식을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A씨는 면역 억제제인 스테로이드 ‘프레드니손’ 치료를 받은 후 6일 만에 퇴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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