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염이 이어지는 제주에서 경주마들의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한 특별 관리가 주목받고 있다.
6일 한국마사회 제주본부에 따르면 말은 땀 분비량이 많고 수분 손실이 큰 동물 특성상 여름철 뜨거운 열기와 높은 습도에 특히 취약하다.
특히 가장 중요한 관리 부위는 운동 직후 온도가 가장 높아지는 다리다. 경주 후 체온과 심박수, 호흡이 안정적으로 회복되지 못하면 열사병은 물론 가느다란 발목에 열이 집중돼 치명적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마사회는 특수 제작한 얼음 부츠로 말의 다리를 감싸거나 얼음물이 담긴 물통에 다리를 담가 열을 식히고 있다. 황토팩, 석고팩, 얼음팩 찜질도 병행해 다리 보호와 부상 예방에 나서고 있다.
큰 혈관이 지나가는 목과 다리 안쪽부터 시작하는 찬물 샤워로 빠른 체온 조절도 실시한다.
또 말들이 지내는 실내 마방에는 지름 3m 초대형 선풍기를 설치해 내부 열기와 습기를 수시로 배출하고 있다. 환기 부족 시 먼지와 곰팡이로 인한 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경주 한 번으로 수kg 체중이 감소할 수 있는 만큼 수분 보충과 영양 관리도 철저히 하고 있다. 단 음식을 좋아하는 말에게 시원한 수박을 제공하고 소금과 미네랄블럭으로 손실된 전해질을 보충해 탈수를 예방한다.
최고급 사료에 각종 영양제를 섞어주고 장어나 홍삼, 새싹보리 등 보양식품까지 더해 여름철 컨디션 유지에 힘쓰고 있다.
마사회 관계자는 “여름철 질병은 초기 발견이 중요해 관리자들이 하루 최소 2회 이상 관찰하며 말의 건강과 복지를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는 현재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넘나드는 역대급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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