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까지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 8000장을 확보하고 이 자원을 세계 최고 수준의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에 집중 투입하는 ‘월드 베스트 LLM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인공지능(AI) 3대 강국(G3)으로 도약하기 위해 AI 핵심 인재 양성, 해외 우수 인재 유치, AI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기업) 5곳 육성 등의 목표도 내세웠다. 하지만 이에 대한 관련 업계와 학계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반도체 수십만 장의 ‘규모의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한국도 AI 추가경정예산 등 재원 확보를 통한 실질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점에서다. ★관련 기사 4면
정부는 20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국가AI위원회 3차 회의를 열고 ‘AI 컴퓨팅 인프라 확충을 통한 국가 AI 역량 강화 방안’을 의결했다. 세계 최고의 AI 모델 개발을 목표로 ‘국가대표 AI팀’을 선발하고 데이터·GPU·연구비 등을 전폭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고성능 GPU는 내년 상반기까지 1만 8000장을 확보하기로 했다.
하지만 빅테크급이 되려면 최소 GPU 8000장 규모의 클러스터가 4~5개는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게다가 과학기술 연구에 주로 쓰일 슈퍼컴퓨터 6호기용 8000장을 빼면 1만 장의 가용 자원으로 세계 최고의 LLM을 만들기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이미 지난해 공개된 오픈AI의 ‘GPT4o’에는 1만 5000장, 일론 머스크의 xAI가 최근 공개한 ‘그록3’에는 20만 장이 동원됐다. 머스크는 100만 장까지 넘보고 있다.
유회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GPU는 다다익선”이라며 “재원 확보가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공급난에 대응해 수급 경쟁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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