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이사회에 반도체 전문가를 대폭 늘리며 ‘기술 중심’ 경영 의지를 드러냈다. 이재용 회장의 ‘책임 경영’ 복귀는 사법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또 다시 미뤄졌다.
삼성전자는 18일 이사회를 열고 다음 달 19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 안건을 확정했다.
이번 주총에서는 임기가 끝나는 사내외 이사를 새로 선임한다. 다음 달 임기가 끝나는 사내이사는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과 이정배 상담역(전 메모리사업부장)으로 노 사장은 지난해 말 사장단 인사에서 유임돼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이 상담역 자리는 새 반도체 수장을 맡은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겸 메모리 사업부장이 선임됐다. 또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도 사내이사에 오를 예정이다.
사외이사 중에서는 현재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을 맡은 김한조 전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이 다음달 사외이사 최대 재직 연수인 6년을 채워 임기가 끝난다. 이 자리에는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선임했다. 이 교수는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 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김준성 싱가포르대학기금 최고투자책임자(CIO)와 허은녕 서울대 공대 교수, 유명희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재선임됐다.
이사 구성에서 눈에 띄는 점은 반도체 등 기술 전문가가 대폭 늘었다는 것이다. 삼성의 반도체 ‘초격차’에 대한 위기론이 커지는 가운데 기술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부당합병·회계부정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으며 등기이사 복귀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검찰이 다시 대법원에 상고하면서 이사회 복귀가 물거품이 됐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한편 이사회 의장을 맡아온 김 전 이사장이 물러남에 따라 새 이사회 의장으로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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