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여파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테마주로 묶이는 종목들이 급등하자 주요 주주들이 서둘러 지분 매각에 나섰다. 급격한 변동성에 따른 투자자들의 피해 우려가 높아진 사이에 이들은 수십억 원에서 최대 수백억 원의 차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대표 테마주로 분류되는 에이텍(045660)·오리엔트정공(065500)·이스타코(015020) 등의 주요 주주는 지분 매각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에이텍 지분 10% 이상을 보유한 주요 주주인 신승영 대표는 3일부터 20만 주(2.42%)를 69억 원에 매도하기로 했다. 처분 단가는 주당 3만 4400원으로 신 대표는 다음 달 4일까지 거래를 완료할 예정이다. 에이텍의 주가는 지난해 12월 4일부터 10일까지 5거래일간 180.47%가 치솟았다. 이날 종가는 2만 5800원으로 계엄 직전 대비 이날까지 78.67% 급등했다.
오리엔트정공의 지배주주인 장재진 대표는 이달 24일부터 106만 주(3.34%)를 44억 원에, 김승제 이스타코 대표는 다음 달 7일부터 100만 주(2.33%)를 13억 원에 매도할 계획이다. 이들은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내부자 거래 사전공시의무제도’로 지분 매도 계획을 미리 밝혔다.
이 종목들은 이 대표가 일했거나 본사 소재지가 이 대표의 출생지인 경북 안동이어서 테마주로 분류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언 이후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야권의 유력 주자인 이 대표의 당선 가능성이 부각돼 급등세를 보였다. 오리엔트정공은 지난해 12월 3일 1131원에서 이날 4380원으로 4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계엄 이후 이날까지 주가는 287.27% 치솟았다. 이스타코는 같은 기간 656원에서 1180원에 마감하며 79.88% 상승했다.
주요 주주들은 이번 지분 매각으로 최소 수십억 원의 차익을 실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에이텍의 신 대표는 2001년 5월 360만 주(31.46%)를 주당 428원에 취득했다. 이후에도 더 비싼 값을 주고 장내 매수를 하기는 했지만 이번 주당 매각 가액이 3만 4400원인 것을 볼 때 100배가량의 차익을 본 셈이다. 이스타코의 김 대표도 앞서 38만 4470주를 주당 455원에 취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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