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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20조 슬로베니아 원전' 수주 포기…유럽서 사실상 철수

"SMR 산업에 집중" 내세웠지만

美웨스팅하우스에 주도권 상실

신규 건설 70여기 유럽에 몰려

정부 '10기 수출' 국정과제 차질

슬로베니아 크르슈코 원전 전경. 사진 제공=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력원자력이 스웨덴에 이어 슬로베니아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수주전에도 발을 빼기로 결정했다. 한수원은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지만 신규 원전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유럽 원전 시장을 미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에 내주고 사실상 철수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6일 원전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슬로베니아 크르슈코 원전 신규 건설 사업 발주사인 슬로베니아 전력회사 젠에너지는 최근 JEK2 사업 타당성 조사에 한수원이 불참한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JEK2는 현재 가동 중인 크르슈코 원전 인근에 최대 2400메가와트(㎿) 규모 대형 원전을 추가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체코 원전 수주 규모가 1000㎿당 2000억 코루나(약 12조 원)이었음을 고려해 단순 추산하면 최대 약 29조 원대 규모의 수주전에서 손을 뗀 셈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체코 원전 및 SMR 사업 등을 고려한 경영 판단에 따라 사업 불참을 결정했다”고 설명했지만 한수원이 지난해 6월 슬로베니아에서 GEN을 비롯한 현지 기업들과 원자력에너지 협력 포럼을 개최하며 JEK2 사업권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온 것과는 상반되는 결정이다.





일각에서는 한수원이 유럽 시장 주도권을 웨스팅하우스에 빼앗겼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앞서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는 지난달 16일 원전 기술 관련 지식재산권 분쟁을 종료하고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는데 유럽 원전 시장 공동 진출이 주요 합의 내용 중 하나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중동 시장에서는 한수원이 단독으로 진출할 수 있지만, 유럽 시장에서는 웨스팅하우스와의 합의가 있어야 한수원도 발을 들일 수 있다는 의미다. 한수원은 지난해 말 스웨덴 전력회사 바텐폴이 발주한 원전 건설 사업에서도 철수한 바 있다.

문제는 유럽이 향후 신규 원전 수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자체 제작 기술을 가진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하고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에서 추진되고 있는 원전 건설 프로젝트는 총 186개다. 이 중 약 38%인 70기가 폴란드·우크라이나·프랑스·루마니아 등 유럽 국가들에 포진해 있다. 한국이 독자적인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진 중동에서 계획되고 있는 신규 원전 수는 유럽의 3분의 1도 안 되는 20기에 그친다. 유럽 시장에서 철수할 경우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수출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수원 관계자는 “한수원은 차세대 원전으로 각광받고 있는 SMR에 집중해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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