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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핵심정보 유출 가능성…산업부 '딥시크 금지령'

외교·국방 등 중앙부처도 '이용 제한' 조치

伊·濠 등 세계 각국도 줄차단

오픈AI와 손잡은 카카오도 금지

中은 인해전술로 반격 나서





산업통상자원부가 중국 생성형 인공지능(AI)인 딥시크 이용을 한시적으로 차단했다. 이는 정부 부처의 첫 딥시크 제한 조치다. 산업부에 이어 외교부와 국방부도 유사한 조치를 했다. 딥시크가 학습 데이터를 과도하게 수집해 정보 유출 가능성이 있어 금지령을 내린 것이다.

5일 정부와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산업부는 업무망에서 딥시크 이용을 금지했다. 원자력발전 공기업 한국수력원자력과 발·송전 설비 정비 공기업인 한전KPS도 딥시크 사용을 금지했다. 국내 공공 분야에서 딥시크를 제한한 첫 사례다.

산업부와 한수원·한전KPS는 보안 우려로 딥시크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딥시크는 데이터 유출 가능성이 있고 개인정보 보호가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하정우 네이버 퓨처 AI 센터장은 “개인정보 유출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며 “딥시크가 직접 운영하는 챗봇이나 앱의 모든 이용 데이터가 중국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정부 차원으로 딥시크에 질의한 개인정보 수집·처리 등에 대한 불투명한 부분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며 “딥시크는 산업부 업무망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차단했다”고 말했다. 한전KPS 관계자는 “원전 사업장은 국가 1급 보안 시설이다 보니 주요 정보들이 중국에 서버를 둔 AI로 수집될 수 있을 가능성에 대해 주의하고자 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딥시크 이용 차단 등 필요한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딥시크 이용을 금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호주 정부는 전날 정부 사용 시스템과 기기에서 딥시크 사용을 금지했다. 토니 버크 호주 내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딥시크가) 용인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하며 이에 대한 즉각적인 금지 조치는 호주 국가 안보와 국익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개인정보 보호 기관 가란테는 개인정보 사용의 불투명성을 들어 지난달 29일 딥시크 금지령을 내렸다. 대만도 각 부처·기관에 딥시크 이용을 금지했다. 이 외에 일본과 영국·네덜란드 등에서도 딥시크 사용과 관련해 각종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각국 정부가 딥시크 제한에 속속 나서는 가운데 민간에서는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며 발 빠르게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카카오(035720)LG유플러스(032640), 네이버·소프트뱅크그룹 합작사인 라인야후(LY 주식회사)가 산하 계열사들에 딥시크의 업무 목적 사용을 막았다.

오픈AI와 손을 맞잡은 카카오는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딥시크의 AI 서비스 사용을 금지했다. 오픈AI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는 딥시크를 배제해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도 차단하고 오픈AI와의 동맹도 강화하려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는 최근 내부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딥시크의 사내 업무 목적 이용을 금지한다”고 공지했다. 딥시크가 AI 모델의 학습을 위해 사용자의 이름·생년월일뿐만 아니라 키보드 패턴, 오디오 등의 개인정보까지 수집하자 내부 기밀 유출 방지 등 대응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동시에 카카오가 오픈AI와 동맹 전선을 구축한 점 역시 이번 조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카카오는 오픈AI와 공동 상품 개발을 추진한다. 이달 4일 방한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카카오 AI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여해 “장기적 관점에서 카카오를 좋아하고 AI 비전을 공유한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픈AI가 독주하던 AI 시장에 딥시크가 등장하며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카카오가 오픈AI의 편에 서는 모습”이라며 “카카오가 오픈AI의 ‘챗GPT’ 등을 새 AI 서비스 ‘카나나’에 붙이는 시도를 하고 있는 만큼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라인야후도 최근 본사 및 라인플러스·IPX·라인게임즈 등 주요 계열사에 업무 목적으로 딥시크 이용을 금지한다고 공지했다. 라인야후 관계자는 “보안상 위험에 대한 예방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도 이날 딥시크 사용 금지에 대한 정보 보안 안내문을 공지했다. LG유플러스는 사내망을 통해 딥시크를 업무용으로 활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딥시크의 보안 안정성이 확인될 때까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직원 개인 PC를 이용해서도 딥시크 사용을 자제하는 편이 좋다고 권고했다.

한편 중국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하에 인해전술로 이 같은 분위기에 대한 반격에 나선 모습이다. 우선 중국 정부가 14억 명에 달하는 자국 인구의 개인정보를 중국 기업들이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준 가운데 연구개발(R&D) 비용 지원, 세제 혜택 등의 공격적인 정책도 펼치고 있다. 이에 알리바바·텐센트·딥시크 등 중국 AI 기업들이 한데 뭉쳐 미국에 반격할 수 있는 무기를 가다듬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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