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폭발로 우크라이나 당국이 추적하던 친(親)러시아 무장조직의 지도자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타스통신에 따르면 3일(현지 시간) 모스크바 북서쪽에 위치한 고급 아파트 단지 ‘알르예 파루사’ 내 건물 1층 로비에서 폭발 장치가 터져 무장조직 지도자 아르멘 사르키시안 등 최소 2명이 사망하고 아파트 경비원 등 3명이 부상했다.
사르키시안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텔레그램 매체 바자 등에 따르면 사르키시안이 경호원들과 함께 아파트 로비에 들어선 순간 폭탄이 터졌다. 그는 러시아를 돕는 의용대 중 하나인 ‘아르바트’의 창설자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지난해 12월 사르키시안을 돈바스 지역에서 불법 무장 단체를 조직하고 러시아를 지원한 혐의로 공식 수배했다. SBU는 그가 지역 내 범죄자들로 구성된 친러시아 군사 조직을 창설하고 최전선 부대를 위한 물자 조달을 주도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당국은 이번 사건을 “치밀하게 계획된 암살 시도”로 규정하고 배후 세력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한편 우크라이나 현지매체 RBC는 소식통을 인용해 폭탄이 원격으로 조종됐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폭발이 사전에 준비된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폭발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 단지는 크렘린궁에서 약 12㎞ 정도 떨어져 있으며 주재원과 외교관 등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곳으로 알려졌다. 주러시아 한국 대사관은 공지를 통해 “현재까지 접수된 우리 국민 피해 소식은 없다”며 “폭발 사건 장소 및 인근 지역, 특히 테러 위험이
높은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삼가는 등 신변안전에 각별히 유의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