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점화한 관세전쟁 여파에 비트코인 가격이 9만 7000달러 선까지 후퇴했다.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3일 오전 9시 5분 기준 24시간 전 대비 약 3.2% 하락한 9만 7300달러 선에 거래됐다. 리플은 11.8% 하락한 2.54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1일 이후 줄곧 약세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정대로 2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한 이후 나타난 흐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따라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4일(현지시간)부터 캐나다산 상품에 25%(석유와 천연가스는 10%), 멕시코의 모든 제품에 25% 관세, 중국 제품에는 10%의 추가 관세가 부과된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즉각 1억 550억 캐나다 달러(약 155조 6000억 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고 멕시코도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 대응에 나섰다. 트럼프의 고율 관세 부과와 캐나다·멕시코의 맞대응은 무역전쟁의 서막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무역전쟁은 인플레이션을 가중할 수 있으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 가격의 약세는 이런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며 "시장에 위험자산 회피 신호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투자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인 로버트 기요사키는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관세가 시작된다"며 "금, 은, 비트코인이 추락할 수 있다"고 썼다. 이어 "진짜 문제는 부채인데 이것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기요사키는 이런 상황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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