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중국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 재계에서는 관세가 비용만 늘릴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고 미국 공화당 일각에서도 반대하는 목소리나 나왔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고통은 있겠지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하는 조치"라며 반박을 했죠. 캐나다도 관세 보복을 다짐했고 멕시코도 3일 구체적인 대응 조치를 내놓을 예정입니다. 이런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예측이 어렵지만 관세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며 이르면 실제 4일에 부과되기 전에 협상이 진척돼 결국 부과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공화당 일각서도 “가격만 올릴 것”
우선 각계의 반발이 거세게 터져나왔습니다. 미국 최대 기업 단체인 상공회의소 존 머피 수석부사장은 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과 펜타닐 재앙과 같은 주요 문제에 집중하는 것은 옳다"면서도 "관세 부과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미국 가정의 가격만 인상할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비영리단체인 택스파운데이션에 따르면 멕시코, 캐나다에 25%, 중국에 10% 관세를 부과하면 올해 평균 미국 가계의 비용 부담이 830달러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미국 집권여당인 공화당의 팀 스콧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도 "중국과 같이 규칙을 어기고 무시하는 국가에 대처하려는 의지를 이해한다"면서도 "우리의 가깝고 장기적인 동맹국을 같은 방식으로 대하는 것은 비생산적"이라고 엑스(X, 옛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켄터키주 공화당 상원의원 랜드 폴 역시 "관세는 단순히 세금일 뿐"이라며 "보수세력은 한때 새로운 세금에 반대했다. 무역에 세금을 부과하면 무역 규모는 줄고 가격은 오를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캐나다 자동차부품 제조업협회 회장 플라비오 볼페는 블룸버그에 "자동차 부문이 일주일 안에 셧다운될 것"이라며 "우리 사업 부문에서 25%의 관세 하에 수익성이 있는 곳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멕시코 대통령 “3일 대미 전략 공개”
각국의 반발도 거셌습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2일 온라인 대국민 연설에서 "3일 아침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관세 부과 조처에 대한 우리의 전략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보복 관세 부과 대상으로 정한 미국산 제품 품목을 공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에 이어 캐나다도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방침입니다. 캐나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미국 관세 조치가 미국이 맺은 무역 약속을 위반하는 것이라 분명히 생각한다"며 제소 계획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날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통화를 하고 미국의 관세 폭탄에 맞서 양자 관계를 강화하기로 다짐하기도 했습니다.
각계에서 반발이 쏟아지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오전 트루스소셜에 "(관세 부과가) 고통이 따를까? 그렇다. 아마도"라며 "그러나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며 이 모든 것은 지불할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게시글에서는 "우리는 캐나다에 수천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이유가 없다"며 "막대한 지원이 없다면 캐나다는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캐나다는 우리의 소중한 51번째 주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은 역설적이게도 각계의 반발이 쏟아지자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불피한 조치라는 점을 강조하며 여론을 설득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골드만 “마지막 순간 타협 여지도”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낙관론도 나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전망은 불확실하지만 경제적 피해와 마약 펜타닐 유입 억제라는 조건 등을 고려할 때 관세 부과는 일시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또 현재 관세 부과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4일 행정명령 발효 직전 "마지막 순간에 타협될 여지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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