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찾은 외국인환자 10명 중 4명 이상이 의료관광 상품 등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한류 콘텐츠 등 한국 문화의 영향을 받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23년 외국인 환자 한국 의료 이용 경험 및 만족도 조사 결과보고서’를 보면 응답자의 41.3%가 한국 의료를 선택할 때 한국 문화 경험이 영향을 줬다고 답했다. 이 조사는 2023년 국내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외국인 환자 15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보고서는 직전 조사인 2022년의 49.7%보다는 8.4%포인트 감소했지만 그 비중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2021년의 경우 한국 문화의 영향을 받았다는 응답이 24.3%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동남아시아와 중동 출신 환자들의 70.8%, 70.2%가 한국 문화가 한국행에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하며 그 비중이 높았던 반면 러시아의 경우 20.5%에 그쳤다.
환자 연령이 낮아질수록 특히 한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 결과 의원·병원급에서 “한국 연예인 사진을 들고 오는 환자가 90% 이상”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한류 관련 자체적 마케팅은 없지만 제약사에서 백신 접종 환자를 대상으로 아이돌 포토카드를 제공한 사례가 있었다. 보고서는 “한류를 통한 환자 유치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뿐 아니라 의원급도 홈페이지 언어 지원과 제도 안내 등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 외국인 환자들의 한국 의료서비스 종합 만족도는 90.2점으로, 전년도보다 1점 높아졌다. 한국 의료서비스를 타인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97.4%로 전년보다 2.8%포인트 올랐다. 외국인환자들은 한국에서 머무는 동안 평균 8910.9달러(약 1300만원)를 지출했으며 이 가운데 61.9%가 의료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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