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은 을사년 푸른 뱀의 해다. 흔히 ‘징그러운 뱀’이라고 하지만 십이지에서 뱀은 지혜를 상징하고, 허물 벗고 다시 태어나는 속성은 신성하게 여겨졌다. 올해 미술계는 뱀의 지혜와 재생·부활의 미덕을 경험할 수 있을 듯하다. 경기침체로 미술품 거래 시장은 ‘위축’이 이어질테지만, 지혜로운 미술 애호가들은 좋은 전시를 섭렵하며 실력 쌓고 도약하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다. 일 년 내내 거장들의 전시를 만날 수 있는 ‘별들의 전쟁’이 벌어지며, 몇 년 새 이어져 온 ‘여성미술가’에 대한 관심도 계속될 전망이다. 짝수해 광주·부산비엔날레에 비해 규모는 작으나 ‘장르 특화’를 내세운 비엔날레들이 승부수를 던진다. 팬데믹 이후 승승장구하며 연간 82건(2023년 기준)까지 급증했던 아트페어들이 올해는 환율상승의 악재 속에 생존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2025년의 주요 전시를 월별로 살펴보며, 한 해 전시관람 일정을 미리 짜 보자.
(※기사 하단에 ‘2025년 꼭 볼 전시’ 요약한 유튜브 ‘미미상인’ 영상 콘텐츠가 있습니다. 편집자주)
■1월
설 연휴부터가 전시 관람의 기회다. 한국 실험미술운동의 핵심 작가 이강소의 개인전 ‘이강소:풍래수면시(風來水面時)’와 1960년대 이후 아시아 여성미술이 어떻게 전개됐는지 꿰뚫을 수 있는 기획전 ‘접속하는 몸:아시아 여성 미술가들’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는 ‘수묵별미:한·중 근현대 회화’, 과천에서는 ‘한국 현대 도자공예’ 전시가 한창이고, 청주에서는 작품의 제목이 갖는 의미를 조명한 ‘이름의 기술’이 관객을 맞는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구스타프 클림트부터 에곤 실레까지’를 부제로 가진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이 인기다. 같은 곳에서 열리는 ‘고려 상형청자’ 전시는 국보·보물을 포함한 고려 청자 300여 점을 볼 수 있는 귀한 자리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한창인 김성환의 개인전 ‘우아 아오 이아 오 이아 에 이아’도 챙겨봐야 한다. 글로벌 미술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한국 예술가 중 하나다. 전남도립미술관이 한국식 인상주의의 창시자 오지호 화백의 탄생 120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오지호와 인상주의’, 부산현대미술관에서 3월까지 열리는 특별전 ‘백남준, 백남준, 그리고 백남준’도 챙겨봐야 한다.
■2월
삼성문화재단 리움미술관의 올해 첫 전시는 피에르 위그의 개인전(2.27~7.6)이다. 지난해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화제를 모은 피노 컬렉션 푼타 델라 도가나의 전시를 보며 학수고대 했던, 위그의 국내 첫 미술관 개인전이다. 생태학부터 AI까지 아우르며 동시대 최고 영향력을 자랑하는 예술가의 따끈한 최신작을 만날 수 있는 전시이며, 이를 통해 한국 미술계의 위상이 한층 상승했음을 체감할 수 있다.
이중섭의 동갑내기 친구로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김병기 화백 작고 3주기 전시(2월~3월)가 가나아트센터 열린다.
설 연휴부터가 전시 관람의 기회다. 한국 실험미술운동의 핵심 작가 이강소의 개인전 ‘이강소:풍래수면시(風來水面時)’와 1960년대 이후 아시아 여성미술이 어떻게 전개됐는지 꿰뚫을 수 있는 기획전 ‘접속하는 몸:아시아 여성 미술가들’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는 ‘수묵별미:한·중 근현대 회화’, 과천에서는 ‘한국 현대 도자공예’ 전시가 한창이고, 청주에서는 작품의 제목이 갖는 의미를 조명한 ‘이름의 기술’이 관객을 맞는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구스타프 클림트부터 에곤 실레까지’를 부제로 가진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이 인기다. 같은 곳에서 열리는 ‘고려 상형청자’ 전시는 국보·보물을 포함한 고려 청자 300여 점을 볼 수 있는 귀한 자리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한창인 김성환의 개인전 ‘우아 아오 이아 오 이아 에 이아’도 챙겨봐야 한다. 글로벌 미술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한국 예술가 중 하나다. 전남도립미술관이 한국식 인상주의의 창시자 오지호 화백의 탄생 120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오지호와 인상주의’, 부산현대미술관에서 3월까지 열리는 특별전 ‘백남준, 백남준, 그리고 백남준’도 챙겨봐야 한다.
■2월
삼성문화재단 리움미술관의 올해 첫 전시는 피에르 위그의 개인전(2.27~7.6)이다. 지난해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화제를 모은 피노 컬렉션 푼타 델라 도가나의 전시를 보며 학수고대 했던, 위그의 국내 첫 미술관 개인전이다. 생태학부터 AI까지 아우르며 동시대 최고 영향력을 자랑하는 예술가의 따끈한 최신작을 만날 수 있는 전시이며, 이를 통해 한국 미술계의 위상이 한층 상승했음을 체감할 수 있다.
이중섭의 동갑내기 친구로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김병기 화백 작고 3주기 전시(2월~3월)가 가나아트센터 열린다.
■3월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열리는 ‘강명희 개인전’(3.4~6.8)을 눈여겨 봐야 한다. 이름이 낯설다면, 지난해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에서 ‘80대의 신데렐라’로 주목 받은 조각가 김윤신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아르헨티나에서 40년간 활동했던 김윤신처럼, 강명희는 1970년대 초 프랑스로 건너가 국내에서는 그 이름이 잊힌 ‘회화계의 김윤신’이라 하겠다. 존재와 삶과 자연의 관계를 주제로 긴 시간 숙성시킨 회화 연작이 ‘그림의 미덕’을 제대로 보여줄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고미술 기획전으로 ‘조선민화대전(가제)’을 개최한다. 자유롭고 즉흥적 화법으로 표현된 조선시대 민화의 독특한 미감을 현대적인 관점에서 재조명한다. 16개 기관의 소장품 120여 점을 모은 어마어마한 전시다.
리움미술관이 3년 만에 현대미술 소장품을 재정비 해 선보인다. 단언컨대 동시대 국제미술 소장품 수준으로는 리움이 국립현대미술관이나 서울시립미술관을 뛰어넘어 국내 ‘원탑’이다. 알베르토 자코메티, 솔 르윗, 로버트 라우센버그, 게르하르트 리히터, 칼 안드레, 신디 셔먼, 루이즈 네벨슨, 리처드 디콘, 김종영, 백남준, 이우환, 김수자, 양혜규 등 1960년대 이후 현대미술의 흐름을 짚어볼 기회다. 로댕의 조각 ‘칼레의 시민’이 9년 만에 대중 앞에 다시 선다. 리움미술관이 국가유산청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과 협력해 미국 피보디에식스박물관(PEM) 소장품인 ‘평안감사도과급제자환영도’를 보존처리 했고, 5월로 예정된 PEM의 한국실 개관전에 앞서 3월 11일~4월 6일 국내 관객에게 먼저 공개한다.
촉촉하고 서정적인 감성 충전을 원한다면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가 수채화에만 집중해 기획한 소장품전 ‘수채(水彩):물을 그리다’(3월~9월)를 챙겨볼 것!
■4월
한국 회화사 최고의 화가 중 하나인 ‘겸재 정선’(4.2~6.29) 전시가 호암미술관에서 막 올린다. 정선의 초기작부터 후기작까지, 산수·인물·화조영모화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120여 점 대표작을 만날 수 있다. 정선 회화 세계의 전모를 주요작품들을 통해 보여주는 전시는 처음이다. 한국 사립미술관의 양대산맥이자, 가장 수준 높은 정선 소장품을 보유한 것으로 손꼽히는 삼성문화재단과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처음 손맞잡고 공동 기획한 전시라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내년 하반기에는 이 전시가 대구간송미술관에서도 열릴 예정이다.
올 봄 SNS를 뜨겁게 달굴 전시 하나를 꼽으라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막하는 론 뮤익 전시(4월~7월)다. 호주 태생의 론 뮤익은 땀구멍에 돋은 솜털, 자잘한 주름과 속눈썹까지 정교하게 묘사하는 극사실주의 조각가다. 너무도 사실적인 작품 앞에서 느끼는 오싹한 기분을 통해 인간의 존재와 삶에 대한 근원적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1970년 4월 4일 개관한 국내 최장수 화랑 갤러리현대가 준비하고 있는 55주년 특별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일찍이 김환기·유영국·윤형근·박서보·이우환·백남준 등의 가치를 알아봤고 박현기·이강소·이승택 같은 실험미술가들을 소개해 온 곳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뜰 작가가 누구인지?’가 궁금하다면 국립현대미술관의 ‘젊은 모색 2025’(4월~10월)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1981년 시작된 ‘젊은 모색’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이다. 덕수궁에서는 근대미술가의 재발견으로 기획된 ‘초현실주의와 한국근대미술’을 통해 권옥연·김종하·이중섭·황규백 등 한국 미술가들의 미처 몰랐던 면모를 보여준다.
서울시립미술관 북서울미술관은 ‘이건희컬렉션과 한국근현대작가’를 연구해 회화 고유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그림이라는 별세계’(4.30~7.20)를 개최한다.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는 중견작가 정연두(4.25~7월 말) 개인전이 예정돼 있다.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아트페어인 ‘화랑미술제’가 4월16일~20일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다.
■5월
5월의 미술 일정은 8일 VIP오픈으로 시작해 11일까지 이어지는 ‘아트부산’에서 출발한다.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국제아트페어다.
미술관의 정체성과 수준은 소장품으로 판가름 나고, 그 때문에 소장품을 상시적으로 관람할 수 있는 상설전이 중요하다. 상설전 강화를 올해 중점 계획으로 내 건 국립현대미술관이 과천관에서 이중섭·오지호 등의 작품으로 ‘한국미술 1900~1960’을, 서울관에서 김환기·박서보·이우환·신학철·서도호 등을 선보일 ‘한국현대미술’을 5월부터 개막한다. 5월 하순에는 국립현대미술관의 해외 뉴미디어 소장품 전시 ‘아더랜드(Otherlands) Ⅱ’(5월~8월)를 통해 지난해 베니스비엔날레 이집트관 출품작인 와엘 샤키의 작품, 아크람 자타리의 국내 최초 공개작 등을 만날 수 있다. 서울관에서는 몸을 통해 다양성을 이해하는 의미있는 기획전 ‘기울인 몸들: 서로의 취약함이 만날 때’(5월~7월)가 막을 올린다.
국내 첫 공립 사진전문 미술관인 서울시립사진미술관이 도봉구에서 개관한다. 그 첫 전시 ‘광채:시작의 순간들’(5.29~10.12)은 정해창·임석제·박영숙 등을 통해 한국 사진사(史)의 전개 과정을 보여줄 예정이다. 같이 막 올리는 ‘스토리지 스토리’(5.29~12.21)는 원성원·정지현 등 6작가가 기록한 사진미술관 건립과정과 미술관이 위치한 창동지역의 역사성 등을 다각도로 이야기한다.
■6월
국립중앙박물관이 용산으로 옮긴 지 20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는 특별전 ‘조선 전기 미술’(6월~8월)이 개막해 조선이라는 새로운 나라에서 전개된 미술의 혁신을 조명한다. 안견의 ‘사시팔경도’, 15~16세기의 백자 항아리 등을 전시한다. 서양의 르네상스 미술은 잘 알지만 비슷한 시기 우리 조선 전기 미술은 정작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이 될 듯하다.
국립현대미술관의 MMCA 상설전 중 ‘한국미술 1960~1990’이 과천관에서 막 올린다. 유영국·서세옥·윤형근·최욱경 등의 주요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한국 근대 조각을 대표하는 권진규의 유작을 기증받아 상설전시실을 확보하고 있는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은 대표조각가 연례전으로 전국광 개인전(6.25~10.26)을 예정하고 있다. 40대 중반 불의의 사고로 요절했지만 한국 모더니즘 추상 조각의 전개에서 주목받은 전국광을 재조명 한다. 국제갤러리는 새얼굴(New face)를 찾는 중이다. 젊은 회화작가 그룹전과 ‘전통’ 주제의 그룹전(이상 6월~7월)을 기획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용산으로 옮긴 지 20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는 특별전 ‘조선 전기 미술’(6월~8월)이 개막해 조선이라는 새로운 나라에서 전개된 미술의 혁신을 조명한다. 안견의 ‘사시팔경도’, 15~16세기의 백자 항아리 등을 전시한다. 서양의 르네상스 미술은 잘 알지만 비슷한 시기 우리 조선 전기 미술은 정작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이 될 듯하다.
국립현대미술관의 MMCA 상설전 중 ‘한국미술 1960~1990’이 과천관에서 막 올린다. 유영국·서세옥·윤형근·최욱경 등의 주요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한국 근대 조각을 대표하는 권진규의 유작을 기증받아 상설전시실을 확보하고 있는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은 대표조각가 연례전으로 전국광 개인전(6.25~10.26)을 예정하고 있다. 40대 중반 불의의 사고로 요절했지만 한국 모더니즘 추상 조각의 전개에서 주목받은 전국광을 재조명 한다. 국제갤러리는 새얼굴(New face)를 찾는 중이다. 젊은 회화작가 그룹전과 ‘전통’ 주제의 그룹전(이상 6월~7월)을 기획하고 있다.
■7월
고구려 고분 벽화와 신라의 금관과 반가사유상, 고려 상형청자, 경천사십층석탑, 조선 활자와 외규장각 의궤…. 국립중앙박물관을 대표하는 유물들, 특히 용산 개관 후 그 가치가 재조명된 소장품 20건(7월~12월)이 ‘커넥트20:사람을 잇다,기억을 엮다’ 전시를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박물관에 대한 애정이 큰 관객일수록 크게 열광할 전시다.
서울 서남권 최초의 공립미술관으로 서울시립서서울미술관이 개관할 예정이다. 금천구 금나래중앙공원 내 신축되는 서서울미술관은 미디어아트 특화미술관이며, 미래 예술 인재를 양성하는 예술 교육과 온라인을 통해 어디서나 접근 가능한 디지털플랫폼 구축해 주력한다. 유명 건축가 김찬중 씨가 ‘일상의 미술관’을 컨셉트로 설계했다. 개관은 7월로 예정돼 있으나 준비상황에 따라 조금 늦춰질 수도 있다.
일본 여성작가지만 여러 미술관 전시로 국내 인지도가 상당한 시오타 치하루의 개인전(7월~8월)이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제2의 쿠사마 야요이’로 통하며, 최근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끝낸 직후라 기대감이 높다.
■8월
한국 미술계 대부분이 가장 공들여 전시를 막 올리는 때가 8월이다. 휴가철 관람객을 끌어모으겠다는 계획도 있겠으나, 다음 달 프리즈서울(Frieze Seoul)에 맞춰 찾아올 국내외 미술계 주요 인사들을 공략하려는 의도가 크다. 8월을 여는 아트페어는 아시아 최대의 스트리트 아트 페스티벌을 표방하는 ‘어반브레이크(Urban Break)’로, 7일~10일 뜨거운 여름을 달굴 계획이다.
‘물방울의 화가’ 김창열 개인전(8월~2026년1월)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막 올린다. 여름날 땀방울과 닮았고, 그 땀을 씻어줄 물방울을 형상화 한 것 같은 작품들은 근대사의 비극을 맑고 투명한 정신성으로 승화한 결과물이다.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이 두 예술가를 경쟁시키는 듯하면서도 상생과 시너지를 모색하는 연례기획전 ‘타이틀매치’(8.14~11.2)에 장영혜중공업과 홍진훤 작가를 초청했다.
올해의 가장 큰 타이틀 매치는 아마도 루이즈 부르주아와 쿠사마 야요이의 대결이 아닐까. 호암미술관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여성 미술가’ 루이즈 부르주아의 대규모 회고전(8.21~2026.1.4)을 연다. 한동안 용산구 리움미술관 야외 데크를 지키고 섰던 대형 거미 조각 ‘엄마’를 비롯해 ‘밀실XI(초상)’ 등 소장품과 한국에 처음 전시되는 1940년대 초기 회화 등 주요작이 두루 출품된다. 부르주아의 국내 대규모 회고전은 25년 만이다. 한편, 아시아를 대표하는 여성 거장이며,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가 사랑하는 작가이자 국내에서 가장 거래규모가 큰 외국 미술가인 쿠사마 야요이의 대규모 개인전이 세화미술관에서 열린다. 하반기로 예정된 전시는 폴카 도트(polka dot·물방울무늬)의 ‘호박 조각’과 편집증적 그물(net) 문양 회화로 각인된 쿠사마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 2021년 뉴욕 보태니컬 가든 전역에서 열린 화제의 야외전시 못지 않은 흥미로운 조각들을 다채롭게 경험할 수 있을 전망이다. 부르주아와 쿠사마는 어린 시절의 불우한 기억과 트라우마를 예술로 극복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갤러리현대에서는 한지를 향불로 태워가며 작업하는 김민정의 개인전이 예정돼 있다. ‘단색화’의 유일한 여성작가로 꼽히는 인물로, 신작이 기대를 모은다.
올해는 광복 80주년의 해다. 일제강점기와 분단과 전쟁을 겪은 당시 우리의 정서에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향수(鄕愁)가 짙었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향수, 고향을 그리다’(8월~11월)가 열린다. 서울관에서는 역량 있는 작가의 도약대 역할을 하고 있는 MMCA 올해의 작가상 2025 전시(8월~2026년2월)와 16m 층고의 미술관 핵심 공간인 서울박스의 ‘MMCA×LG OLED’(8월~2026년2월) 첫 전시가 개막한다. 미디어아트로 특화한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8.26~11.23)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을 비롯한 서울 곳곳에서 개막한다.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에서는 기후변화 시대 예술의 역할을 일깨우는 ‘중력을 거스르기’(8.28~2026.2.22)가 열린다. 예술가이자 환경운동가로 생태학에 대한 관심이 깊은 토마스 사라세노의 개인전이 갤러리현대 강남에서 선보인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미국화가 마크 브래드포드의 개인전을 기획했다. 흑인작가로, 사회적 약자의 현실을 도시의 부산물을 이용해 추상적으로 표현한다.
■9월
세계적 아트페어로, 한국 미술에 대한 글로벌 주목도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 프리즈 서울이 9월 3일~6일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다. 같은 기간, 같은 곳에서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Seoul·키아프 서울)이 함께 열려 이 시기 미술계의 구심점이 될 예정이다. 지난해 말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MET) 외벽 프로젝트로 전 세계의 주목을 끈 작가 이불 개인전(9.4~2026.1.4)이 리움미술관에서 막을 올린다. 여성과 신체를 매개로 사회·정치적 화두를 던지며 ‘사이보그 전사’로까지 발전시킨 국가대표급 작가의 40년 예술세계가 총망라된다. 국내 최정상 갤러리인 국제갤러리는 루이스 부르주아와 한국계 콜롬비아 작가인 갈라 포라스-김의 개인전을 각각 개최한다.
프리즈 서울을 중심으로 한 아트위크에 맞춰 크리스티와 소더비 등 글로벌 경매회사와 명품 브랜드가 일제히 기획전 및 협업 전시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즈음 제5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개막한다. 비슷한 시기에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청주공예비엔날레,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도 열린다. 20주년을 맞는 제10회 대구사진비엔날레도 하반기 개최가 예정돼 있다.
■10월
국립현대미술관은 어떤 해외 미술가의 작품을 수집하는지 궁금하다면 10월 과천관 ‘국제현대미술’(10월~2026년2월) 전시로 가 보자. 안젤름 키퍼, 바바라 크루거, 아이 웨이웨이 등 20세기 이후 국제 현대미술의 흐름을 조망할 수 있다. 국내 첫 물납제 사례로 미술관 소장품이 된 쩡판즈의 대표작도 만날 수 있다. 여러 작가들이 머리를 맞댄 동인 활동은 미술의 흐름을 바꿔놓곤 했다. 청주관에서 유영국·이규상·박고석·정점식·문신·천경자 등이 참여한 ‘새로운 동행:모던아트협회 1957~1960’(10월~2026년 3월)을 기획했다.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무한기둥’의 조각가 박은선의 개인전(10월~11월)이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조각 성지(城地) 피에트라산타에 자신의 이름을 딴 미술관 건립이 예정돼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어떤 해외 미술가의 작품을 수집하는지 궁금하다면 10월 과천관 ‘국제현대미술’(10월~2026년2월) 전시로 가 보자. 안젤름 키퍼, 바바라 크루거, 아이 웨이웨이 등 20세기 이후 국제 현대미술의 흐름을 조망할 수 있다. 국내 첫 물납제 사례로 미술관 소장품이 된 쩡판즈의 대표작도 만날 수 있다. 여러 작가들이 머리를 맞댄 동인 활동은 미술의 흐름을 바꿔놓곤 했다. 청주관에서 유영국·이규상·박고석·정점식·문신·천경자 등이 참여한 ‘새로운 동행:모던아트협회 1957~1960’(10월~2026년 3월)을 기획했다.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무한기둥’의 조각가 박은선의 개인전(10월~11월)이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조각 성지(城地) 피에트라산타에 자신의 이름을 딴 미술관 건립이 예정돼 있다.
■11월
한국사에서 가장 크게 사랑받는 위인, 이순신을 주인공으로 한 특별전(11월~2026년3월)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 임진왜란에 대한 융합연구를 바탕으로 한 전시이며, 전란 속에서도 평화를 염원했던 이순신의 정신이 현대사의 입장에서도 의미있게 읽힌다.
인상주의 미술은 유럽에서 시작됐지만 전 세계로 퍼져갔다. 미국이 품은 인상주의 대표작들을 만나는 특별전 ‘인상주의: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 로버트 레먼 수집품’(11.14~2026.3.15)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막한다. 반 고흐의 ‘꽃이 핀 과수원’, 르누아르의 ‘피아노를 치는 소녀’, 고갱의 ‘목욕하는 타히티 여인’, 마티스의 ‘의자 위 누드’ 등 인상주의부터 후기 인상주의, 야수주의와 20세기 초 모더니즘까지 아우르는 80여 점 작품들이 한국에 온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는 한국 현대 도자공예의 흐름을 주도한 대표작가 신상호 개인전(11월~2026년 3월)이 막을 올린다.
■12월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며, 과수원의 풍요로움을 그린 풍경화 연작으로 유명한 이대원(12월~2026년4월) 전시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막 올린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는 자연 요소를 활용하며 생성과 소멸의 순환을 독특한 미학으로 끌어낸 여성 거장 최재은 개인전(12.23~2026.3.29)을 개최한다. 예술과 과학을 결합한 새로운 차원의 예술적 가능성을 개척한 작가다. 국제갤러리에서는 ‘여성적 그로테스크’라는 수식어를 가진 젊은 작가 장파의 개인전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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