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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장벽 낮아졌다"…'한국형 고효율 AI모델' 개발 절실

■ 韓 AI기업에 던져진 화두

中, 고성능 GPU없이 AI 경쟁력↑

제자리걸음 韓과 기술격차 더벌려

정부차원 지원·생태계 육성 나서야

딥시크 로고와 스마트폰 앱 작동 화면. 로이터=연합뉴스




딥시크발 인공지능(AI) 쇼크가 오픈AI의 챗GPT가 던진 충격파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은 대규모 연구개발(R&D) 자금과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의존하지 않아도 AI 기술 경쟁이 가능하다는 화두를 던졌기 때문이다. 자금력과 GPU 확보 경쟁에서 열세에 놓인 우리나라가 미국·중국과 함께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기존 방식을 답습하기보다는 ‘한국형 저비용·고효율 AI 모델’ 개발을 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딥시크의 추론형 AI 모델 ‘R1’은 일부 성능 테스트에서 오픈AI의 ‘o1’을 앞선다. 딥시크는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내면서도 엔비디아의 구형 GPU인 ‘H800’ 약 2000개만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딥시크 쇼크로 한국의 AI 경쟁력이 중국에 더욱 밀리게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과의 마찰로 GPU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중국과 자금·인력 등에서 밀리는 한국은 모두 열세를 뒤집을 ‘한 방’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딥시크가 사용했다는 GPU 2000개는 국내 기업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AI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값비싼 칩 확보에만 집중하다보니 저렴하고 적은 칩으로 최대치의 효율을 내는 방법에서 중국에 뒤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이 AI 분야에서 미국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하는 동안 한국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3대 AI 학회에 채택된 논문 기관 수를 보면 미국이 15개로 가장 많고 중국이 7개로 뒤를 따랐다. 한국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뿐이다. AI 특허 출원에서는 중국이 미국을 앞선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중과학기술협력센터에 따르면 2014년부터 10년간 출원된 생성형 AI 관련 특허 약 5만 4000건 가운데 중국 특허는 3만 8210건으로 미국(6276건)을 크게 앞섰다.





AI 성능에서도 선도국과의 격차가 크다. 대규모언어모델(LLM)의 일반 지식과 추론 능력을 평가하는 벤치마크 테스트인 대규모다중과제언어이해평가(MMLU)에서 딥시크의 R1은 90.8점으로 오픈AI의 ‘o1(91.8)’과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국내의 경우 업스테이지의 자체 개발 모델 ‘솔라 프로(프리뷰 버전)’가 79.14로 80점조차 넘지 못한 상태다.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와 LG(003550) AI연구원의 ‘엑사원 3.5’ 등은 그보다 아래다.

다만 딥시크 쇼크로 기대되는 점도 있다. AI를 활용한 개발 업체들은 오픈소스로 공개된 딥시크로 고비용에 따른 진입장벽을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정보 유출 등 우려가 남아 있어 딥시크 자체를 사용하는 데는 신중한 모습이지만 향후 빅테크들의 AI 모델도 폐쇄형 대신 오픈소스로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커진다. 양향자 전 의원은 “딥시크 위협은 한국의 AI·반도체 산업에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가져오는 문제”라며 “한국형 AI 모델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는 만큼 정부 차원의 AI R&D 지원과 생태계 육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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