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득구·이성윤·문정복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으로 새로 선출됐다. 정청래 당대표 취임 후 청와대와 미묘한 ‘엇박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당권파인 친청(친정청래)계가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게 됐다는 해석이다.
민주당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진행해 이들 세 후보를 새 지도부로 선출했다. 중앙위원(투표자수 547명)과 권리당원(투표자수 47만 5301명) 투표가 각각 50%씩 반영된 가운데, 강 후보가 총 30.74%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이성윤 후보(24.72%)·문 후보(23.95%)가 뒤를 이었다. 친명(친이재명)계 이건태 후보는 유동철 후보의 사퇴로 지지표 결집을 노렸음에도 20.59% 득표에 그치면서 탈락했다. 이날 선거는 유권자 1명이 후보자 2명을 투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권파 경쟁을 앞세운 친명계는 강 후보가 1위를 차지하며 체면치레했지만 전략적 표 분산에 실패하면서 한 자리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이날 선거는 6·3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한 전현희·한준호·김병주 전 최고위원의 공석을 메우기 위해 치러졌다. 공교롭게 최고위원 도전장을 낸 4명의 후보가 친명 비당권파·친청 당권파로 뚜렷하게 나뉘면서 당 지도부 내 역학관계를 둘러싼 ‘대리전’ 양상으로 인식됐다. 친명계 위주였던 사퇴한 전 최고위원들의 자리를 정 대표 측근들이 두 자리를 차지하면서 당권파에 확실히 힘이 실리게 됐다. 총 9명인 당 지도부에서 정 대표는 본인을 비롯해 2명의 새 최고위원과 본인이 지명한 선출직 최고위원(서삼석·박지원)까지 과반을 측근으로 채우게 됐다.
당청 양쪽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를 두고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주도권싸움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정 대표가 취임 후 사법개혁안 등 예민한 개혁 이슈를 급하게 추진하고, ‘1인 1표제’ 당헌 개정안을 충분한 상의 없이 추진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당청 간 소통 오류 조짐이 드러난 탓이다.
새로 지도부에 입성한 최고위원들은 이날 선거 전 마지막 합동연설에서도 이같은 ‘당 지도부 원팀’과 ‘당청 엇박자 불가’로 메시지가 나뉘었다. 이성윤 후보는 정 대표의 핵심 공약인 ‘1인 1표제’를 언급하면서 “최고위원이 되는 즉시 당대표와 상의해 당원 1인 1표제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문 후보는 “정청래 지도부를 중심으로 ‘원팀 민주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친명 후보인 강 후보는 1인 1표제에 대한 언급 없이 “이 대통령이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고 청와대와의 긴밀한 호흡을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당 지도부 개편으로 당권파에 확실히 힘이 실리면서 정 대표가 추진한 각종 개혁안도 동력을 얻게 됐다고 평가했다. 각종 쟁점 현안에서 강성 일변도 입장을 보였던 정 대표의 스타일도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당장 정 대표는 앞서 내부 반발로 좌초됐던 당원 ‘1인 1표제’를 조속히 재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당권파 색채가 뚜렷해지면서 ‘정청래 2기’ 지도부는 혹시 모를 당내 계파 갈등 확산 가능성을 사전에 수습해야 할 과제가 남았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당 주류는 “당청 엇박자는 없다”고 일축했지만, 핵심 지지층 하단에서는 서로 간 감정싸움을 벌이는 등 갈등이 표면화하는 양상이 보였다. 실제로 친명계로 이번 선거에 출마했던 유동철 부산 수영지역위원장은 선거일을 앞두고 지지표 분산을 우려해 후보 자리에서 자진 사퇴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후보들이 있고, 그보다 ‘1인1표제’에 집중했던 분들이 있다”며 당권파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이재명 정부의 국정 지지율이 높고 당청 간 엇박자가 사소한 소통 오류 수준이라는 점에서 가시적인 문제로 발전하진 않을 것이란 예상도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선거 과정에서 성격이 나뉜 건 맞지만 결국 당 지도부는 모두 친명”이라며 “일부 현안에 대한 선호 차이 정도였을 뿐 결국 다 한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정 대표도 이날 선거 인사말에서 “일각에서 ‘민주당이 좀 약해졌으면 좋겠다’는 희망과 바람을 전파하는 언론·사람이 있다”면서 “오늘 최고위에 입성하시는 세 분, 그리고 새롭게 뽑힐 원내대표는 정청래 지도부 완전체를 구성해서 원팀·원보이스로 이재명 정부를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민주당은 김병기 전 원내대표의 사퇴로 공석이 된 신임 원내대표도 선출했다. 약 한 달 간의 지도부 일부 공백을 메우고 ‘완전체’를 이루게 된 당 지도부는 공천 헌금 의혹 등으로 혼란에 놓인 당을 수습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2차 종합특검, 통일교 특검, 3차 상법 개정 등 여야가 풀어야 할 원내 현안도 산적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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