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록(46) 한솔제지 사장과 이도균(47) 무림페이퍼 사장, 최현수(46) 깨끗한나라 사장 등 1978~1979년생 제지업계 오너 3세가 제지·펄프업계 신년인사회에 나란히 참석해 올해 사업 의지를 내비쳤다. 외국 저가 원단이 국내 시장으로 밀려 들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친환경 제품과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11월 한솔제지 대표를 맡은 한 사장은 9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지·펄프업계 신년인사회에서 “두 달을 지내면서 보니까 이 자리에 있는 수많은 이제 대표들이 그동안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몸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며 “업계의 발전과 회사의 생존을 위해서 정말 애쓰고 있다는 생각이 진심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아직 아는 것도 없고 이제 막 배우는 상황이라서 할 말씀은 많지 않지만 앞으로 한솔은 제지 업계의 발전을 위해서 우리가 해야 되는 몫은 반드시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사장은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의 맏사위다. 2014년 한솔그룹에 합류한 그는 전략·마케팅·영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업무를 맡았다. 2022년부터는 한솔제지 인쇄·감열지 사업본부장을 맡아 해외 시장 공략을 주도했다.
이 사장은 일찌감치 행사장에 자리했다. 이복진 한국제지연합회 회장의 신년사를 들으며 ‘친환경 대체재 확대’ 대목에서는 결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각계 대표의 발언도 집중해서 경청했다. 행사 후 기념 촬영을 할 때는 가장 먼저 앞으로 나가는 등의 적극적인 모습도 보였다. 이동욱 무림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이 사장은 무림SP, 무림페이터, 무림P&P 대표를 맡고 있다.
수 년 간 신년인사회에 참석하지 않았던 최 사장도 이날은 부친 최병민 한국제지자원진흥원 이사장과 함께 참석했다. 그는 시종일관 밝은 모습으로 참석자들에게 먼저 악수를 청하고 인사를 건넸다. 업계에서는 최 사장이 앞으로 제지업계에서 보폭을 넓히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 사장은 최병민 이사장의 장녀이다.
이날 신년인사회에서 이복진 회장은 “우리 제지업계는 내부적으로도 많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그 중에서도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찾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친환경 대체재 시장 확대 △제조공정 혁신을 통한 경쟁력 확보 △수출 환경 개선 △정책적 지원 확대를 위한 노력과 전후방 산업계와의 소통 강화 등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주 산업통상자원부 섬유탄소나노과 과장은 “외국 원단이 국내로 들어와 경쟁이 심화하고 있고 원산지 표시 문제에 업계가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이 회장이 제시한 과제와 관련해 업계가 수출 역량을 강화하고 애로 사항을 해소할 수 있도록 여러 정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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