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페인트가 환경부와 체결한 자발적 협약을 위반하고 유성 제품을 유통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환경부는 공인된 기관의 실험에서 증명된 만큼 시중에 유통된 제품을 모두 회수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노루페인트는 “자체 실험으로 무고함을 입증하겠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환경부는 2022년 체결한 자발적 협약을 근거로 노루페인트에 '워터칼라플러스' 제품을 전량 회수할 것을 요청했다. 수용성페인트라고 홍보해 온 워터칼라플러스를 유성수지와 유성희석제를 섞어 쓰도록 권장하는 편법을 통해 시장을 교란하고 대기환경보전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다. 강남제비스코, 삼화페인트공업, 엑솔타코팅시스템즈, 조광페인트, KCC, PPG코리아 등 자동차 보수용 페인트 제조업체들이 노루페인트의 신제품이 사실상 유성 제품이라고 주장한 것을 수용한 것이다.
앞서 환경부는 2022년 8월 9개 페인트 제조사와 수성 페인트 전환을 독려하고 유성 페인트 유통을 근절하기 위해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은 여름철 오존 발생의 원인이 되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을 함유한 자동차 보수용 유성 도료를 수성 도료로 대체하는 것이 핵심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8∼9월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KIDI),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에 워터칼라플러스의 수용성 여부 확인 실험을 의뢰했다. 실험 결과 워터칼라플러스는 유성으로 사용해야만 정확한 색상이 구현된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게 환경부와 업계의 공통된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유성수지 및 유성희석제를 섞어) 워터칼라플러스의 색상 편차가 0.5일 때 VOCs 함량은 766ｇ/L을 기록했다. 이는 대기환경보전법에서 정하는 기준(200ｇ/L)의 3.8배에 달하는 수준이다”고 말했다.
노루페인트 관계자는 "내부 검사 결과 색차 값은 정상 수치이며 환경부 실험 결과에 오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달 20∼24일 사이 환경부에서 실험한 것과 동일한 조건으로 페인트 제조업체 관계자를 초청해 자체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환경부는 노루페인트가 추가로 실험한 결과물을 제시해도 입장 변경은 없을 것이라는 방침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실험 준비만 2~3개월 소요됐고, 도장부터 최종 성분 분석까지 국내에서 가장 신뢰 받는 시험기관 및 전문가들과 함께 진행했다'면서 “제품 전량 회수 방침을 변경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yongs@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