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을 새로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발과 납품 성공을 믿어 의심치 않지만 현재로서는 갈 길이 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7일(현지 시간) 황 CEO는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5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의 HBM은 지난해부터 개발 중이지만 새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have to engineer a new design)”고 밝혔다.
그는 이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모두 훌륭한 회사고 엔비디아의 가장 큰 두 공급업체”라며 “삼성전자가 HBM 개발에 성공할 것이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삼성이 매우 빠르게 헌신적으로 작업하고 있다”고 했다. 또 “삼성전자는 엔비디아가 사용한 첫 HBM을 만들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이날 황 CEO가 언급한 HBM은 HBM3E 12단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일부 제품에 HBM3E 8단을 공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 CEO는 지난해 3월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4’에서도 삼성전자 HBM을 테스트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테스트에 왜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느냐는 질문에는 “한국은 너무 서두르려 한다(impatient). 이는 좋은 것”이라면서도 “오래 걸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황 CEO는 전날 CES 2025 기조연설에서 게이밍 그래픽카드 RTX 5000 시리즈를 공개하며 “마이크론 그래픽메모리(GDDR)가 적용됐다”고 밝힌 바 있다. 황 CEO는 특별히 마이크론을 언급한 이유가 있느냐는 서울경제의 질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GDDR을 만들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를 정정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GDDR7 개발 소식을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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