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거래대금이 95조 원에 육박하며 최대치를 경신했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주식 매수결제액과 매도결제액을 합한 거래대금은 661억 7786만 달러로 집계됐다. 원화로 환산(서울외국환중개 미국 달러 월평균 매매기준율 적용)하면 94조 9269억 원이다. 이는 11월(634억 9526만 달러)보다 4.2% 증가한 액수로 미국 주식 거래 기록을 다시 한번 경신한 것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자 금융시장에서는 ‘트럼프 트레이드’ 효과에 미국 주식으로 자금 쏠림이 두드러졌다. 12월에는 비상계엄 사태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는데, 국내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비싼 ‘달러값’을 지불하고서도 미국 주식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한 셈이다. 그만큼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에 거는 기대 수익률이 타 원화 자산보다 높다는 의미다.
간접투자 상품인 펀드에서도 해외 주식형 위주로 설정액이 늘었다.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3일 기준 해외 주식형 펀드는 한 주 동안 설정액이 1303억 원 증가했으나 국내 주식형 펀드는 424억 원이 줄었다. 국내 채권형에서도 1조 2061억 원이 빠져나갔다. 안영준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급격히 증가한 이유는 미국 증시 호조가 이어졌기 때문”이라며 “2024년 전체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전년 대비 84% 증가했으나 미국 주식 거래대금 증가율은 이를 상회하는 87%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