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이 중국에 첫 해외 공장을 설립하는 데 약 2000억 원을 투자한다.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해 해외 최대 시장인 중국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삼양식품은 18일 중국 자싱 시 내에 6개 생산라인을 갖는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먼저 647억 원을 출자해 ‘삼양 싱가포르 유한회사(가칭)’를 세우고 지분 90%를 갖기로 했다. 이후 삼양 싱가포르 유한회사가 설립한 중국 생산법인이 공장을 건설하게 된다. 삼양식품은 2027년 1월 말까지 유한회사에 출자할 647억 원을 포함한 총 2014억원을 이번 신공장 건설에 투입할 예정이다.
새 공장은 중국 내수 판매용으로만 운영될 예정이다. 삼양식품은 특히 막대한 내수 시장을 보유해 자체 생산과 소비가 가능한 중국의 특성에 주목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은 현재 삼양식품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라면서 “새 공장에서 현지 시장용 제품을 생산해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에 공장을 건립하면 14억 인구를 겨냥해 제품을 현지화하는데도 이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해외 생산기지 건설은 매년 급증하는 불닭볶음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행보다. 2016년 930억 원이었던 삼양식품 연간 수출액은 지난해 8093억 원으로 7년 만에 9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6%에서 68%로 높아졌다. 이런 수출 성과는 올해가 끝나기도 전에 이미 1조 원의 글로벌 매출을 넘긴 불닭 브랜드가 이끌고 있다. 불닭 연매출의 1조 원 돌파는 2012년 출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삼양식품은 신공장 건설을 통해 공급 물량 부족을 극복할 전망이다. 회사 측은 올 3월 미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밀양2공장 건설에 들어갔지만, 내년 상반기 완공 후에도 2027년쯤 다시 물량이 부족해질 것으로 봤다.
한국에만 집중된 생산 시설을 해외로 분산하는 효과도 있다. 현재 중국 시장용 물량을 생산하는 밀양1공장에도 여유가 생기면서 추가 수출국 확보가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 측은 “품목 다각화와 함께 수출 전진기지인 밀양공장과 해외법인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라고 했다.
한편 삼양식품이 중국 내에 확보할 생산능력은 밀양2공장과 유사한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 밀양에 들어설 두 신공장은 생산라인의 수가 6개로 같다. 밀양2공장의 경우 삼양식품은 연간 최대 6억 9000만개의 라면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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