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AI)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장주인 루닛(328130)은 기관과 연기금이 집중 매수하면서 최근 한 달 동안 70% 가까이 상승했다. 의료 AI 기업들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 투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AI가 의료기기 분야에도 확대 적용되면서 관련 업체의 주가도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고 짚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루닛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00원(1.21%) 오른 8만 3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루닛은 지난달 18일부터 이날까지 73.86%나 급등했다. 같은 기간 루닛은 코스닥 시장에서 기관과 연기금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이다. 기관과 연기금은 루닛을 각각 1260억 원, 369억 원씩 순매수했다. 지난달 상장한 쓰리빌리언(394800)은 공모가 대비 57.56% 올랐으며 제이엘케이(322510)와 뷰노(338220)는 지난달 14일부터 이날까지 각각 29.53%, 21.33%씩 올랐다.
의료 AI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한 것은 미국 진단 시장에서 성과가 가시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루닛은 지난달 18일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와 AI 분야에서 협력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루닛의 AI를 활용해 폐암의 변이 여부를 검출해 환자에게 최적화된 치료제를 찾아주는 것이 계약의 골자다. 쓰리빌리언은 미국 유전체 기업 소마젠과 최근 미국 의료 시장 대상의 희귀 질환 진단 유전자 검사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뷰노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AI 영상 진단 의료기기의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향후 주가 전망도 나쁘지 않다. AI 산업 성장과 맞물려 의료AI 분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버 등 중후장대 하드웨어에 먼저 적용되던 AI가 이제는 세트, 소프트웨어 분야 등으로 확대 적용되면서 수혜 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간 단행됐던 인수합병(M&A)과 파트너십의 시너지 효과도 노려볼 만하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루닛 등의 기업은 올 한해 M&A 이후 통합 작업에 집중해왔는데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시너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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