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두산밥캣(241560)의 공개경쟁입찰을 요구했다. 두산밥캣의 주당 가치는 13만 원에 달하는데, 두산에너빌리티(034020)가 두산밥캣 지분을 약 7만 3000원에 분할 합병하는 것은 염가 처분이라고 지적했다.
얼라인은 지난달 25일 두산에너빌리티 이사회에 분할합병을 철회하고 공개경쟁입찰을 통한 두산밥캣 지분 매각을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발송했다고 3일 밝혔다. 발송일 기준 얼라인의 두산에너빌리티 보통주 보유량은 6만 4070주다.
얼라인은 “두산밥캣은 세계적인 우량기업으로 두산에너빌리티의 연결기준 매출액 55.48%와 영업이익 94.72%를 차지하는 핵심 종속회사”라며 “(에너빌리티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 46.06%를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매각하면 분할합병의 조건보다 훨씬 높은 대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 분할신설법인이 보유할 두산밥캣의 주당가치를 7만 2729원으로 평가했다. 기준시가 5만 612원에 건설장비 산업군의 과거 10개년 경영권 프리미엄율 평균값 43.7%를 적용한 가격이다. 얼라인은 “이는 최근 12개월(LTM)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기업가치(EV) 배수 기준 약 6.2배”라며 동종기업인 캐터필러(12.5배), 디어(10.7배), 구보타(11.1배)보다 낮다고 지적했다.
얼라인은 “두산그룹이 2007년 두산밥캣 인수 당시 적용한 EV/EBITDA 배수는 약 12배 수준으로, 2016년 두산밥캣 상장 시에는 약 8배 수준으로 평가됐다”며 “동종기업과 2007년 인수, 2016년 기업공개(IPO) 당시의 두산밥캣 밸류에이션 평균치(10.9배)를 적용해 두산밥캣 지분을 매각하면 주당가치는 12만 9347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현재 분할합병에서 산정한 처분가액 대비 약 2조 6000억 원의 추가적인 처분대금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이와 같이 보다 유리한 방안이 있을 것이라고 합리적으로 추정됨에도 두산에너빌리티 이사회가 공개입찰 절차를 생략한 채 계열회사인 두산로보틱스에 임의로 합의한 가격으로 두산밥캣 지배 지분을 이전하는 것은 핵심자산을 특수관계인에게 염가에 처분하는 것으로 이사로서의 임무 위배 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얼라인은 주주서한에서 “핵심 주요 자산을 처분하면서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회사와 전체 주주의 비례적 이익이 극대화되는 거래 상대방과 거래 조건을 모색하는 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될 수 있다”며 “분할합병안을 철회하고 두산밥캣 지분을 두산로보틱스를 포함해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채택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창환 얼라인 대표는 “제2의 두산밥캣 사태를 막는다고 정부에서 자본시장법을 개정하고 있는데 분할합병 강행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철회하고 법 개정 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얼라인은 두산에너빌리티 이사회에 오는 5일까지 주주서한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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