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브릭스(BRICS)가 달러 패권에 도전하면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및 브릭스의 공동 통화 창설 등으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관세를 앞세워 견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11월 30일(현지 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브릭스 국가들이 달러에서 벗어나려고 하는데 미국이 옆에서 지켜보기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적었다. 브릭스는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의 첫 글자를 딴 비(非)서방 신흥경제국 연합체로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등도 추가로 가입했다.
트럼프는 “새로운 브릭스만의 자체 통화든, 기존 통화든 브릭스가 달러 패권에 도전하면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미국이라는 수출 시장과 결별하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그러면서 “브릭스가 국제 교역에서 달러의 대안을 찾을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브릭스는 국제 결제 시장에서 달러의 지배력을 낮추기 위해 자체 공동 통화를 창설하는 방안을 실무 선에서 논의해왔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22년 중동 국가의 석유와 가스 수입 대금을 위안화로 결제하겠다고 선언한 뒤 위안화 국제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제은행 간 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7월 기준 국제 결제 시장에서 달러 비중은 47.81%로 아직까지는 위안화(4.74%)를 크게 앞서고 있다. 하지만 브릭스의 이러한 움직임을 방치했다가는 달러 패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트럼프가 관세를 무기로 행동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에도 달러 패권에 도전하는 국가들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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