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판매가 두 달 연속 감소하고 건설업 부진과 자동차 부품사 파업이 겹치면서 생산·소비·투자 지표가 5개월 만에 동반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경기 둔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올해 성장률이 2.1% 안팎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련 기사 4면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산업생산지수는 113.0으로 전월보다 0.3% 줄었다. 9월(-0.3%)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다.
광공업은 반도체가 전월에 비해 8.4% 증가했지만 자동차가 6.3% 쪼그라들면서 제자리걸음을 했다. 자동차의 경우 부품사 현대트랜시스의 파업과 동희산업 화재에 따른 생산 차질로 9월(-0.7%)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건설업은 4% 줄며 6개월 연속 감소했다. 건설업 생산이 6개월 이상 축소된 것은 2008년 1~6월 이후 16년 4개월 만이다.
실제로 내수 한파가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소매판매가 0.4% 감소하며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설비투자 역시 기계류(-5.4%)와 운송장비(-7.2%) 부진에 5.8% 감소했다. 건설기성도 4%나 줄었다.
산업 활동 지표가 악화하면서 올해 2% 성장도 힘겹게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공식 전망치는 2.6%이지만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올해 예상치를 2.2%로 하향 조정했다. 박상현 iM증권 전문위원은 “11~12월 지표가 흔들리면 올 성장률이 한은 전망치를 하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 부진 우려가 확산하면서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95% 급락한 2455.91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2.3%까지 떨어지며 낙폭을 키웠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7483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닥지수는 2.33% 내린 678.19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한은의 금리 인하에도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9원 하락한 1394.7원에 주간 거래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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