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를 이끌 사령탑에 한진만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미주총괄 부사장이 발탁됐다. 경쟁 업체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반도체 분야 전반에서 경쟁력을 되찾기 위한 깜짝 인사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7일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한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스마트폰과 가전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이 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컨트롤타워인 사업 지원 태스크포스(TF)의 사령탑인 정현호 부회장도 1년 더 삼성을 이끌 것으로 전해졌다.
한 부사장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나와 1989년 삼성에 입사한 뒤 D램 설계부터 개발 및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인재다. 1997년부터 2008년까지는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미국 반도체 기업에서 근무하는 등 다양한 이력을 갖고 있다. 2022년부터 북미사업부를 총괄하는 임무를 맡고 있으며 올해 3월 엔비디아 개발자 연례 행사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젠슨 황의 승인’이라는 서명을 삼성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직접 받아내기도 했다. 내년부터 삼성의 HBM 납품이 본격화되는 점을 감안하면 엔비디아와 삼성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한편 27일 인사에서 DS 부문을 비롯해 사장단 상당수를 교체하는 파격 인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전반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조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5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삼성 부당 합병 혐의 관련 2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최근 들어 삼성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처음으로 삼성 ‘위기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지금 저희가 맞이하고 있는 현실이 그 어느 때보다 녹록지 않지만 어려운 상황을 반드시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탁 인사 역시 이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조치라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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