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가 ‘공공기관 현장대화 질문 제한’ 논란과 관련, 이를 총괄하는 부서인 전략추진단 단장의 책임을 물어 무보직 하향 전보인사를 22일 단행했다. 후임 전략추진단장에는 윤미라 서기관을 임명해 인적쇄신과 함께 업무공백이 없도록 했다.
광주시는 신임 단장을 중심으로 ‘시-공공기관 동행 전략’ 등을 지속 추진해 공공분야의 정책 결정과 집행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창의적 생각과 에너지를 모아 각 부서 융합사업을 차질없이 수행해 나갈 계획이다.
광주시는 올해 2월부터 하는 강 시장의 공공기관 순회 간담회에서 직원들의 질문을 제한해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광주시는 주의 사항에서 시민프로축구단 광주FC, 무등산, 육아, 종교와 관련해선 절대 이야기 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또 증원과 보수, 청사 이전 등 건의 사항은 행사가 끝난 뒤 별도로 취합해 보고한다며, 행사장에서 절대 언급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참여자치21은 “시대와 동떨어진 후진 행정이자 자치와 분권, 소통을 핵심 가치로 하는 지방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퇴행 행정”이라며 “현재 초저출산 문제 해결이 시대 화두인데 육아 이야기를 절대 하지 말라고 하고, 광주에서 무등산도 얘기하지 말라고 한 행태가 한마디로 가관”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강기정 시장은 전날 시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처음엔 가짜 뉴스가 아닌가 싶었을 만큼 믿기 어려웠고, 솔직히 밤새 화가 나고 가슴이 답답했다”며 이같이 심경을 밝혔다.
그는 “지난 (임기) 2년 내내 ‘의전의 대상은 시장이 아니라 시민이어야 한다’고, 또 ‘익숙한 것과 결별해야 한다’며 틈나는 대로 말하고 노력해 왔는데 왜 우리 공직 사회에서는 이런 일이 계속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제가 도달한 결론은 '변명할 힘으로 노력하자'는 것”이라며 “이는 이번 일에 책임이 있는 직원들 뿐 아니라 저 자신에게도 해당하는 말”이라고 했다.
이어 “오랜 시간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온 시장을 참으로 부끄럽게 만든 일이다”면서 “제 노력이 부족했던 것은 없는지, 시장으로서 직원들에게 오해를 유발한 일은 없었는지, 또 뜻이 온전히 전달되지 못한 일은 없었는지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