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전시회를 연상시키는 조형물부터 눈에 들어왔다. 고객이 이동하는 핵심 동선에 팝업 공간과 굿즈, 뷰티 트렌드를 내걸었다는 점에서 여느 올리브영 매장과는 사뭇 달랐다. 판매를 과감히 덜어내고 고객 경험에 초점을 뒀다는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회사 관계자는 “올리브영 매장이라는 점이 잘 드러나지 않게끔 공간을 꾸렸다”면서 “소비자와 스킨십을 늘리고 입점 브랜드가 더 두드러지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화장품 매장이라기보다는 백화점에 가까워 보이는 이 공간이 서울 ‘올리브영N 성수’다.
21일 찾은 올리브영N 성수는 주요 상권에 둔 대형 ‘타운’ 매장들과 비교해도 평균 9배 가량 큰 역대 최대 규모다. 총 5개층 4628㎡(약 1400평) 크기로 22일 정식 개장한다. 매장 직원 수도 240명에 달한다.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는 “이 매장이 새로운 전략과 시도를 가장 먼저 선보이는 ‘글로벌 K뷰티의 랜드마크’ 매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압도적인 크기 외에도 기존 매장의 틀을 과감하게 깬 시도가 곳곳에 담겼다. 층별로 마련된 상시 팝업과 스파, 메이크업 레슨 공간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번에 입점하는 신규 브랜드 수는 160여 개에 이른다. 협력사들이 라이브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바이어와 만날 수 있는 공간도 4층에 조성됐다. 매장 내 고객용 식음 공간을 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올리브영이 첫 혁신 매장의 위치로 성수동을 낙점한 이유는 이곳의 매출 성장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 성수동에서 올리브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0% 늘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 매출은 300% 가까이 급증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현지인처럼 하는 여행이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성수동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한 상황을 고려했다”고 전했다.
새 매장은 올리브영이 목표로 삼은 ‘글로벌 K뷰티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위한 전략적 거점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실제 해외 고객들이 방문해도 불편함이 없도록 다국어가 가능한 직원과 시설이 배치됐다. 올해 창립 25주년을 맞은 올리브영은 해외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 대표는 “회사가 지난 25년 동안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을 통해 중소 입점사들과 동반성장해 온 것처럼 글로벌 K뷰티 플랫폼으로 향하는 여정도 협력 브랜드들과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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