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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업계는 속앓이 "퇴출이 능사 아냐"

[상장폐지 제도 개선]

공모주 시장 위축에 상폐 늘면

IPO 통한 자금회수 더 어려워져

운용사, 펀드수익률 관리 비상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실적이 부족해도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토양을 마련해주는 게 코스닥 시장의 존재의 이유 아닌가요?”

감사 의견 미달 기업에 대한 시장 퇴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되자 기업공개(IPO)를 주요 자금 회수 수단으로 삼고 있는 벤처캐피털(VC) 업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모주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상장폐지 확대는 결국 증시 진입 요건 강화로 이어져 IPO를 통한 자금 회수를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IPO는 오래 기간 국내 VC 펀드의 주요 회수 방식이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VC 투자 기업의 자금 회수 유형 중 IPO가 차지하는 비중은 35~45%였다.



윤건수 한국벤처캐피털협회 회장은 “제조업 등 전통 사업이 주를 이루는 코스피 시장이 실적을 중시하는 곳이라면 코스닥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을 지원하는 '산업 시장'으로서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며 “미 나스닥처럼 정체성을 명확히 하면서 성장성 있는 기업을 계속해서 지원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숫자가 증명된 회사만 코스닥에 남으면 코스닥은 코스피 2부 시장으로 전락할 뿐”이라고 말했다.

VC 운용사들은 수익률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 VC 업계 관계자는 “펀딩부터 투자, 회수로 이어지는 사이클이 원활하게 돌아가야 하는데 회수가 어려워지면 트랙 레코드에도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며 “펀드 만기를 연장하기 위해 기관출자가(LP)들을 설득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규제 강화가 이른바 ‘좀비기업’을 솎아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진정으로 상장 자격이 있는 기업을 발굴해 IPO를 도와야 하는데 성장성도 자생력도 없는 좀비기업을 상장시키는 경우가 많다”며 “이참에 무늬만 상장사인 기업을 퇴출해 시장을 정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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