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의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담보인정비율(LTV) 담합 관련 최종 결정을 앞두고 금융위원회가 부처 간 의견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2012년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사태에 이어 두 기관이 또다시 맞부딪히면서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금융 감독 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3일 “(LTV 담합은) 공정위가 조사하는 것이지만 CD 금리 담합 때처럼 이번에도 (공정위가) 따로 의견을 묻거나 상황을 공유하지 않고 있다”며 “LTV는 어차피 담보 비율이라서 은행별로 비슷하게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공정위 입장은 정반대다. 공정위는 “CD 금리 때와 달리 이번에는 금융 당국의 행정지도가 있었던 게 아니기 때문에 따로 연락하지 않은 것”이라며 “금융위원회가 적극적으로 먼저 의견을 제시했다면 조사 과정에서 참고했을텐데 1년 넘게 한번도 의견을 주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LTV 담합 사건의 경우 기본적으로 협의할 사안이 아니라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현재 공정위는 4대 은행이 다른 은행보다 LTV를 5~8%포인트가량 함께 낮추는 식으로 담합했다고 보고 있다. 이들 은행이 LTV 관련 정보 공유를 한 정황도 포착했다. LTV가 외부에서 접근이 가능한 정보라고 해도 주요 은행들이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는 것 자체가 담합의 소지가 있다는 게 공정위의 입장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공정위가 이르면 이달 중 LTV 관련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